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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성큼… 심금 울리는 포크음악에 빠져보세요

입력 | 2019-09-24 03:00:00

내달 12, 13일 신포동 문화거리서 제1회 포크음악축제 개최
7080가수 백영규-조덕배 등 통기타 가수들 총출동 노래 한마당




7월 말부터 인천 문학경기장 내 소극장에서 열리고 있는 ‘백다방TV’. 이 음악다방이 공연과 나이트클럽을 접목한 제1회 신포동 포크음악축제로 진화한다. 백영규 씨 제공

1970, 80년대 경인전철 동인천역∼신포국제시장 일대는 ‘음악 거리’였다. DJ가 재담을 섞어 선곡한 LP판 아날로그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음악다방, 맥줏집, 선술집이 즐비했다. 학생들이 많이 찾던 분식집에서도 DJ를 두고 음악을 들려줬다.

동인천역 바로 앞 ‘별다방’이 인천의 음악다방 원조였다. 맞은편 용동우물 주변의 ‘로젠켈라’와 ‘성지다방’ ‘한진다방’ ‘노벨다방’ ‘명다방’ ‘상록수다방’ ‘상아탑다방’에도 인기 DJ가 많았다. ‘헤드폰음악감상실’ ‘심지음악감상실’은 음악 마니아가 많이 찾던 곳이며, 자유공원으로 오르는 길목의 ‘대동분식점’에도 DJ 음악실이 있을 정도였다.

이 일대에서 통기타 연주를 하며 음악다방에서 살다시피 한 인천 출신 7080가수 백영규 씨(67)가 다시 신포동으로 돌아온다. 인천 중구 신포국제시장 주변 상인들과 함께 ‘포크음악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를 위한 첫 프로젝트로 다음 달 12, 13일 오후 7시 신포동 문화의거리에서 제1회 신포동 포크음악축제를 연다. 백 씨는 “음악다방과 나이트클럽을 접목한 야외 포크음악축제를 시작으로 신포동 일대에서 거리공연(버스킹)을 수시로 펼치려 한다”고 소개했다.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될 포크음악축제는 문화의거리 내 옛 금강제화 앞 로터리에서 진행된다. 평소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지만 상인 요청으로 로터리 일대에서 이틀간 차량 통행을 금지한다. 야외에 가설무대를 설치하고 200∼300개 의자로 임시 관람석을 마련한다.

대학가요제를 통해 가수로 데뷔한 백 씨와 함께 활동했던 통기타 가수들이 총출동한다. 첫날 인기곡 ‘빗물’을 부른 채은옥을 비롯해 가요계의 음유시인으로 불린 조덕배, 6인조 인기 그룹사운드였던 딕 훼밀리, 가을 노래를 부른 신계행 씨가 무대에 오른다. 이날 인천 출신 탤런트 윤철형 씨가 DJ로 나선다. 드라마 ‘아들과 딸’에서 ‘도끼빗 DJ’ 역을 맡았을 정도로 DJ 자질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 날에도 양하영 김학래 박강수 등 유명 통기타 가수들이 나선다. ‘죽순이의 우상’으로 불리던 인천지역 인기 DJ 유철킴과 젊은 5인조 팝페라 공연팀 ‘엘루체’가 가세한다. 추성호 신포상가연합회장(55)은 “과거와 현재의 접점 지대인 신포동에 포크음악축제가 잘 어울릴 것 같다. 상인들이 마련한 음료와 사은품을 관람객들에게 나눠주려 한다”고 전했다.

백 씨는 이틀 연속 출연해 ‘순이 생각’ ‘슬픈 계절에 만나요’ 등 히트곡을 부른다. 그는 7월 말부터 인천 문학경기장 내 소극장인 문학시어터에서 인터넷TV 공개방송 형태의 ‘백다방TV’를 진행하고 있다. DJ가 주도하는 음악다방을 차려놓고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신포동에서는 이를 변형해 음악다방에다 공연, 나이트클럽을 가미한 시민 참여형 음악축제를 여는 것이다. 백 씨는 “매년 10만∼15만 명씩 모이는 대구 포크페스티벌이나 올해 9회째를 맞은 경기 파주 포크페스티벌처럼 인천에서도 인구 300만 명 도시에 걸맞은 멋진 음악축제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음악 전통이 살아 있는 신포동에서 포크음악도시 조성을 위한 불씨를 피워보겠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