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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탁구 간판 정영식 “중국 잡아야 올림픽 金 꿈 이룬다”

입력 | 2019-09-22 16:04:00

정영식은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에 패배를 안긴 유일한 선수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의 벽은 너무 높기만 하다. 족자카르타(인도네시아)|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세계탁구는 중국이 주름잡고 있다. 중국 탁구 선수들은 올림픽 금메달보다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다. 전 세계 모든 국가의 탁구 선수들이 중국의 벽을 넘기 위해 온 힘을 짜내고 있지만, 오히려 해를 거듭할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벌어진 2019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역시 중국의 독무대다. 자국 선수 간의 경기가 아닌 이상, 중국 선수의 패배는 단 한 번뿐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중국에 단 한 번의 패배를 안긴 이는 바로 한국의 정영식(국군체육부대)이다. 세계랭킹 27위인 그는 남자단식 16강에서 세계랭킹 8위의 량진군을 잡았다. 비록 8강에서 일본의 하리모토 토모카즈(세계랭킹 5위)에게 발목을 잡혀 아쉬움을 남겼지만, 16강 만큼은 강렬한 승리였다.

사실 정영식은 이번 대회에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지난 8월 군 입대를 하면서 기초 군사훈련을 받느라 탁구 라켓을 잡을 시간이 부족했다. 논산훈련소에서 기초 군사훈련을 받던 도중 부랴부랴 대표팀에 합류해 대회에 나섰다. 게다가 오른쪽 무릎 통증도 있었다. 이로 인해 평소 경기력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본인의 페이스를 찾았고 파란을 만들어냈다.

지난 7월 부산에서 열린 코리아오픈에서는 세계랭킹 2위 판젠동을 꺾은 바 있는 정영식은 두 대회 연속 중국 선수에게 승리를 거두는 드문 경험을 했다.

정영식은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중국을 꺾고 싶어 한다. (중국 선수를 상대로)승리를 거두면 동료들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 선수들까지 와서 잘했다며 응원을 해준다. 마치 그 대회의 영웅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다. 그 기분이 참 짜릿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본인도 이를 잘 인지하고 있다. 정영식은 “두 대회 연속으로 중국선수에게 이겼다고 하지만, 판젠동, 량진군에게 계속 지다가 처음 이긴 것이다. 중국 선수들은 마치 기계 같다. 짝 짜여진 틀 안에서 플레이를 한다. 뻔히 아는 공격루트인데도 워낙 힘이 좋고 스핀이 많아 받아낼 수가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선수라면 누구나 올림픽 금메달을 꿈꿀 것이다. 나도 그렇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국 선수들을 넘어야 한다. 내 스스로가 강해져야 한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족자카르타(인도네시아)|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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