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30억 이하 업체 5만곳 ‘가성비 최고 상품’ 플랫폼 입점후 기술력-마케팅 만나 시너지 효과 일부 강소기업은 해외판매도 나서
이커머스 기업 쿠팡을 활용해 성장해 나가는 강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제품력을 갖췄지만, 마케팅 역량이 부족해 큰 성과를 내지 못하던 기업과 쿠팡의 만남이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회원 수가 2500만 명이 넘고 전국 102개의 물류 거점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이커머스 기업이다.
18일 쿠팡이 자사 플랫폼에 입점한 연매출 30억 원 이하 ‘미니기업’을 첫 전수 조사한 결과, 6월 말 기준 5만 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만2161개였던 미니기업 수가 2016년 2만5720개, 2017년 3만7489개, 2018년 4만7585개 등으로 매년 1만 개 이상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미니기업들은 쿠팡 플랫폼의 순기능이 매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고객이 검색한 상품 중 가격, 품질, 배송 방식 등을 비교해 가장 좋은 단 하나의 상품만을 보여주는 시스템이 미니기업에도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 생활의료용품 제조사 e-청춘의 임정호 대표는 “쿠팡은 자금 사정상 홍보나 광고에 처음부터 많이 투자할 수 없는 기업들이 제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적합한 판매처인 것 같다”면서 “모바일에 최적화된 제품 이미지 제작 등 판매 노하우를 쿠팡과 공유하며 지난해 처음 연매출 1억 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미니기업의 성장으로 고용도 늘고 있다. 취미용품 제조사 미코아이엔티는 쿠팡 입점 후 지난해 매출이 2배 이상 뛰자 초기 3명이었던 직원을 현재 10명으로 늘렸다. 쿠팡 측은 지난해 미니기업 성장으로 3만2000여 명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역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충남 홍성에서 쌀로 떡을 만드는 홍성풀무의 박종권 대표는 “지방의 작은 기업이 기존 유통 채널에 입점하기가 쉽지 않은데 쿠팡은 진입장벽이 없었다”고 전했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쿠팡이 구축한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는 지방 기업이나 배송 인력 및 체계를 갖추기 어려운 미니기업이 더 큰 편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