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김충민 기자 kcm0514@donga.com
벗드갈 몽골 출신 서울시립대대학원행정학과재학
그중에서도 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어 방편을 찾아 나서고 있다. 그 문제는 다름 아닌 이사다.
한국에서 전셋집을 구한 경험은 모두 세 번이다. 매번 구하러 다니며 느낀 점은 정말 마음에 드는 집과 가지고 있는 금액 한도 사이의 저울질이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뭔가 마음에 들면 가격이나 위치 그리고 주변 환경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처음에는 부동산 관련 용어를 모르기 때문에 부동산 사장님에게 몇 가지밖에 물어볼 수 없었다. 집에 융자가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전세자금 대출이 가능한지 등이었다. 돌이켜보면 참 용감했던 것 같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이 제도는 매우 흥미진진하면서 유익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치열한 경쟁 사회인 만큼 구성원들로 하여금 열심히 살아갈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 같다. 이 같은 사회 환경이 한국에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간 관리와 책임감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런 제반 상황 아래 등장한 부동산 제도가 바로 전세 아닌가 싶다.
한국에서 ‘내 집 마련’ 하기는 벌꿀이 집을 만들기 위해 수도 없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언제쯤이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하면서 최근 정신없이 전셋집을 구하러 다니고 있다. 발품을 팔며 느낀 점은 만약 전세 제도가 없었다면 매월 일정한 금액을 월세로 냈을 것이라는 점이다. 고정적으로 월세가 나가게 됐다면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이런 전세 매물이 점점 없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반전세’ 형태로 일부 월세를 취하는 형태의 부동산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한국 정부가 전세 제도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제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만약 전세 제도가 없어지거나 반전세 제도가 급증하기 시작한다면 서민들의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공된 아파트들의 60% 이상이 비어 있는 이른바 유령 아파트 느낌을 받는다. 당연히 비어 있을 수밖에 없다. 공무원 1년 치 월급이 360만 원 정도인데 어떻게 아파트를 살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이런 점에서 출발해 몽골에서는 빈익빈 부익부 격차가 심해져가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은 울란바토르 인구 밀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과 국가가 나서서 주택 실수요자들을 위한 저금리 상품들을 개발해 내는 것일 테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몽골 정부에서 한국의 전세 제도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단점은 보완해 반영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벗드갈 몽골 출신 서울시립대대학원행정학과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