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의혹 파문 확산] 동양대 총장 “우린 ‘00’으로 시작, 이 상장만 일련번호 ‘12’로 시작 조국 부인 ‘물의 끼쳐 죄송’ 전화해” “딸이 영어 가르쳤다” 조국 주장엔 “영어교재 개발하는데 참여한것”
4일 본보 기자와 만난 최성해 동양대 총장(66·사진)은 ‘동양대에 다른 대학 학생이 와서 하는 봉사활동이 있는지’를 묻자 “교육자로서 있는 그대로 말하겠다. 내가 알기론 없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그랬다면 동양대 학생들이 반발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 조모 씨(28)가 2014년 6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할 때 자기소개서에 동양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총장 직인이 찍힌 표창 수상 실적을 기재했는데, 최 총장은 “나는 그런 표창장이 나가도록 결재를 해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표창장이 허위 발급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조 후보자 부인 정모 씨(57)는 3일 최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 총장은 “표창장에는 (총장) 직인이 찍혀 있다. 그런데 직인을 찍을 때는 직인 대장에 기록을 남겨야 하는데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직인을 찍지 않고 표창장을 발급하는 경우도 있는지’ 묻자 고개를 저으며 “총장 직인을 찍으면 예외 없이 찍었다는 기록을 꼭 남긴다”고 했다. 직인 대장뿐 아니라 표창장 발급 대장에도 조 후보자 딸의 표창장 발급 기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표창장에 찍힌 총장 직인이 원본과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누구가가 직인 대장에는 기록을 남기지 않고 표창장에 찍어 발급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최 총장은 “어제(3일) 검찰이 압수수색을 나왔을 때 배석한 우리 직원에게 듣기로 검찰이 제시한 표창장에 찍힌 직인이 내 것과 일치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이 자리에서 “‘누가 몰래 와서 찍은 게 아니라면 직인이 같을 수가 있느냐’는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동양대 측은 총장 직인을 총무과에 보관하고 관리자를 따로 두고 있다. 이날 최 총장은 담당 관리자를 불러 “‘네가 그랬냐’고 물었는데 직원은 ‘절대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에게 딸의 동양대 봉사활동과 관련해 “아이가 학교에 가서 중고등학생들에게 영어 가르치는 것을 실제로 했다. 사실을 금방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동양대 측은 조 후보자 딸의 표창장 관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조만간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다. 다만 최 총장은 “진상조사위가 열려 문제가 드러나더라도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징계는 수사 결과가 나온 뒤에 내리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정 교수가 학교 측에 ‘딸의 표창장 발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학교로 돌아가서 직원들에게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