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나눔]SK이노베이션 ‘1박 2일 힐링캠프’ 감정노동 겪는 관리사들 위해 웃음치료-명상-숲 테라피 등 제공
6월 말 SK이노베이션이 진행한 ‘2019년 독거노인생활관리사 마음행복 힐링캠프’에 참여한 생활관리사들이 명상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의 ‘힐링캠프’에 참여한 한 독거노인생활관리사의 소감문이다.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가족들의 무관심 속에서 은둔하며 살아가는 외로운 독거노인을 돌보는 생활관리사들은 전국에 1만 명 정도 활동한다. 보건복지부 위탁사업의 하나로 고용된 이들은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의 여생을 책임지는 임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상처받은 노인들의 과한 감정 배설 또는 갑작스러운 죽음 등을 목격했을 땐 이들도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노인과 직접 대면하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감정노동으로 소진을 겪는 일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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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웃음치료, MBTI(성격검사), 힐링 콘서트, 숲 테라피, 명상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지친 심신을 다독이고 위로를 받는다. 타인을 돌보며 묵묵히 감내해야 했던 스트레스와 충격, 절망 등 다양한 부정적 감정을 털어내고 다시 본업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지난해에도 약 80명의 생활관리사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서울 동대문노인복지관 소속으로 일하던 A 씨는 “매일 목소리를 들었던 어르신 네 분을 하늘로 보내 드려야 했다”며 “갑작스러운 그들의 죽음이 내 부족함 때문인 것 같아 자책의 시간을 보내던 중 힐링캠프에 참가했다. 정말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가자 B 씨는 “나에게 쓰는 편지 시간을 통해 내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해준 회사 측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참여자 대부분 스트레스 지수가 낮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며 “더 많은 돌봄 종사자를 지원할 수 있도록 민관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사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