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SK 제공) © News1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인한 ‘한일 경제갈등’의 여파로 반도체 시장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예정대로 미래 경쟁력의 발판이 될 ‘반도체 클러스터’는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선 2011년 당시 하이닉스를 인수한 뒤에 수십조원 이상의 과감한 투자로 글로벌 메모리 2위 업체로 키워낸 최태원 회장이 2022년 이후를 예측하며 던진 ‘승부수’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광고 로드중
주민의견 수렴 기간에 맞춰 지역사회와 시민단체 등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환경영향평가’ 초안도 마련됐다. 환경영향평가 초안은 관련법에 따라 15만㎡ 이상의 산업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자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인·허가 절차다.
우선 업체 측에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자연 및 생활·사회문화환경에 미칠 영향을 조사·예측·평가하기 위한 리스트를 작성한다. 이것이 바로 환경영향평가 초안이다. 사업자가 이 초안을 환경부에 제출하면 이를 토대로 용인시, 경기도,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기관이 협의를 거치는 것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 주체인 ‘㈜용인일반산업단지’는 이달초에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마련해 정부에 보냈고, 이를 토대로 이해관계가 있는 주민들에게 공람할 수 있게 했다. ㈜용인일반산업단지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조성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신청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의 모습. © News1
광고 로드중
반도체 클러스터는 정부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해 50여개 장비, 소재 등 협력업체가 함께 참가하는 대형 산업단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일대 448만㎡(약 135만평) 크기로 2022년 이후까지 120조원을 들여 반도체 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발표했고 한달 뒤인 3월에 정부로부터 산업단지 물량 공급을 확정 받았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전체 산업시설용지 약 264만㎡ 중에서 75.5%인 199만㎡ 규모로 4개의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계획을 세웠다. 인근 47만㎡에는 장비 및 소재 협력사들이 들어서는 ‘협력화 단지’도 조성된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들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 하향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1~6월) 누적 영업이익은 2조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조9413억원)보다 80% 감소했다. 지난 7월 2019년 2분기 실적발표 당시 SK하이닉스가 “D램과 SK하이닉스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감산을 공식 발표한 것도 반도체 시장이 예상보다 더욱 좋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백군기 용인시장,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가 지난 5월 21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 News1
광고 로드중
한편으로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국내에서 반도체 핵심 소재 및 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전략적 요충지로 부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축구장 약 66개 크기의 협력화 단지에 포토레지스트나 불화수소 같은 화학제품부터 각종 정밀 광학장비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협력사를 유치하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인근 대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국내 중소기업의 안정적 성장과 지속적 기술개발을 위해 필수적으로 소재·장비 협력사를 유치할 것”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기술협력과 이를 통한 소재·장비 국산화 기반을 마련해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