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애플 지원 뜻 재차 강조… 對中관세 적용 보완조치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삼성과의 관세(경쟁) 문제를 도와줄 것”이라고 밝혔다. 18일에 이어 다시 삼성전자를 콕 집어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쿡은 문제가 있을 때마다 전화를 한다. 문제는 ‘강한 경쟁자(good competitor)’ 삼성이 관세를 안 내는데 쿡은 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그를 도울 것이다. 왜냐하면 그 기업(애플)은 훌륭한 미국 회사이기 때문”이라며 “삼성은 한국에 있어서 타격받지 않는 반면 그가 타격받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고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에도 삼성과 경쟁하는 애플에 대한 지원 방안을 모색 중임을 시사했다. 이에 미 정부가 조만간 애플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애플은 대부분의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특히 에어팟과 에어워치 등은 다음 달 1일부터 10%의 관세를 적용받는다. 아이폰은 12월 15일 이후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 삼성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스마트폰 대부분을 베트남과 인도 등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 적용 대상이 아니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주요 정보기술(IT) 업체와 사이가 좋지 못한 것으로 유명하다.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는 민주당 텃밭으로 진보 성향이 짙다. 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주류 언론 워싱턴포스트(WP) 소유주다. 쿡 CEO도 과거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 및 이민정책에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고 중국산 애플 상품의 관세 부담이 커지면서 대통령과 밀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