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외국인 신장 제한 폐지, 팀마다 2m 넘는 장대 숲 구성 전자랜드-오리온, 대세와 다른 길… 쇼터-하워드 기술 좋고 조율 잘해
10월 5일 2019∼2020시즌 개막을 앞둔 프로농구 10개 구단이 팀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하는 가운데 지난 시즌까지 활약하던 186cm 이하의 단신 외국인 선수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앞서 한국농구연맹(KBL)은 올 시즌부터 해외에서도 화제를 모았던 ‘장신 200cm, 단신 186cm’의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규정을 없앴다. 키에 상관없이 원하는 선수를 영입하는 대신 쿼터별로 외국인 선수를 1명만 뛰게 했다. 두 선수의 연봉 합계는 70만 달러(약 8억3000만 원)를 넘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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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처럼 단신 외국인을 영입한 팀은 전자랜드, 오리온 등 두 팀뿐이다.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 모비스 통합우승을 이끈 섀넌 쇼터(30·185.9cm·사진)와 손잡았고, 포인트 가드 포지션이 약한 오리온도 조던 하워드(23·180cm)의 ‘손끝’에 조율을 맡기기로 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과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소위 개인기가 뛰어난 ‘기술자’를 선호하는 스타일. 유 감독은 장·단신 외국인이 나뉘던 시절에도 장신 카드로 리카르도 포웰(36) 같은 기술이 출중한 ‘스코어러’를 활용했고 추 감독 또한 ‘언더사이즈 빅맨’(키가 193cm 이하지만 경기 스타일이 센터 같은 선수)이 활개 치던 2015∼2016시즌 180.2cm짜리 조 잭슨(27)의 신들린 기술을 앞세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맛봤다.
하지만 신장 제한 전면 철폐로 단신 외국인이 상대해야 할 장신 외국인은 과거와 차원이 달라졌다. 자칫 이들이 장신의 ‘피지컬’에 밀릴 경우 과거처럼 ‘골밑 지킴이’들만 득세할 가능성도 높다.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장신 벽’ 앞에 이들이 부상이나 교체 없이 자신의 기술을 맘껏 뽐내며 팀도 웃게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