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농산물 수입규모 4위 시장… 美 관세에 맞서 ‘수입 중단’ 무기화 상반기 수입 작년보다 20% 줄어 재선도전 트럼프 지지층 이탈 비상… 농가 지원책 잇따라 발표 ‘달래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보복에 맞서 중국 정부는 6일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을 발표하고 추가 관세 부과를 위협했다. 미국산 돼지고기의 중국 수출길도 막막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미돼지고기가공업자협회(NPPC)는 “중국 시장에서 전례 없는 판매 기회를 얻었지만 1년 넘게 질질 끌고 있는 무역분쟁 때문에 이를 이용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중국의 ‘농산물시장 무기화’에 대한 미국 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피 듀발 미국농민단체연합(AFBF) 회장은 로이터에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 중단은 미국 농가와 목장주에게 ‘보디 블로(심각한 타격)’를 날린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대두 가격은 지난해 7월 양국 무역전쟁이 발발한 후 9% 하락했다. 대두 농가들이 옥수수 재배로 전환하자 옥수수 가격이 떨어지는 ‘연쇄 효과’도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1∼6월) 중국의 미 농산물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줄었다고 WSJ는 전했다.
잘 알려진 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텃밭은 농업이 주산업인 미 중서부다. 공화당의 ‘큰손’ 후원자 중 상당수도 대규모 기업농이다. 중국의 노림수도 바로 여기에 있다. CNBC에 따르면 미 농가 소득은 2013년 1234억 달러에서 지난해 630억 달러로 49% 줄었다. 투자자문사 사파나드의 존 러트리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출연해 “농업은 무역전쟁의 판돈을 올리기 위해 중국이 선택한 무기”라고 말했다.
내년 11월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농민 유권자들은 결코 놓칠 수 없는 필승 카드다. 백악관은 5월에도 160억 달러의 농가 지원책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위대한 미국 농부들은 중국이 그들을 해칠 수 없을 것이란 점을 알고 있다. 대통령(나)도 그들과 함께하며 다른 대통령들이 하지 못했던 일을 하겠다. 필요하다면 내년에도 그 일(농가 지원)을 다시 할 것”이라며 ‘농심(農心)’을 달랬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