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태국을 방문중인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1일 오전(현지시간)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양자회담에서 악수한뒤 각자의 자리로 향하고 있다.2019.8.1/뉴스1 © News1
한일이 1일 태국 방콕에서 가진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 국가)’ 제외 조치 등 한일 갈등 사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일본이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강경화 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 맞대응을 시사했다.
당분간 강대강 대치 국면이 불가피해 보이나, 2일 예정된 한미일 3자 외교장관회담에서 미국의 중재로 일시 휴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변수로 지적된다.
강경화 장관은 이날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오전 8시 45분부터 약 55분간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실시했다.
양측은 이어진 회담에서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 측에 큰 변화가 있지 않다”라며 “한일 양측의 간극이 아직 상당하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 장관도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 측이 화이트리스트 제외와 관련해 아무런 확답을 하지 않았다”며 “만일 그런 조치(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실제 내려진다면 한일 양국 관계에 올 엄중한 파장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일 일본의 각의 결정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로 나온다면 우리로서도 필요한 대응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라며 정부 내에서 ‘파기 검토’ 이야기가 나오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맞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지소미아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논의가 있었다”며 “여기에 일본 측은 기존 입장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태국을 방문중인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1일 오전(현지시간)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2019.8.1/뉴스1 © News1
최근 외신에서는 미국이 한일 양측에 휴전 합의(standstill agreement)를 제안하며 중재를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날 회담에서는 이에 대한 언급은 구체적으로 없었다고 당국자는 밝혔다.
로이터 통신과 아사히 신문은 미국이 일본에 대해선 백색국가를 유지하고, 한국은 일본기업 자산매각을 중단하는 휴전 합의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강 장관은 회담 후 미측의 중재안 보도와 관련해 “그런 중재 이전에 수출 규제 문제나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며 “통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국가 간에는 결국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그런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일본 측에) 분명히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순차 통역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회담 시간은 20분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양 장관 외 한명씩만 배석한 1+1 회담으로 된 것은 우리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등 다른 현안으로 의제가 분산되는 것을 막고 수출규제 등 일본의 경제보복 문제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콕=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