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KBO 총재. 스포츠동아DB
KBO리그 올스타전은 팬들을 위한 성대한 이벤트 외에도 여러 의미 있는 기능이 있다. 그중 한 가지는 시즌 중 유일하게 모두 모이는 현장 감독들과 KBO 총재가 만나 깊이 있는 논의를 하는 간담회다.
구본능 전 총재는 올스타전 감독 간담회를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국가대표 전임 감독제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이 자리에서 형성된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과거 더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올스타전이 열리는 전날 총재와 리그 감독들이 자리를 함께한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올해 올스타전이 열리는 20일 정운찬 KBO 총재 스케줄에는 감독들과 간담회 일정이 없다. 각 팀 감독들은 오후 3시까지 창원NC파크에 도착해 행사를 준비해 달라는 공문만 발송됐다.
KBO관계자는 14일 “총재와 감독의 간담회는 먼저 사령탑들이 자리를 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감독들이 이와 관련해 의견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이날 잠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 앞서 “미디어데이는 시즌 전이기 때문에 그동안 새롭게 적용된 규정, 규칙 등에 대해 다 함께 모여 의논할 수 있는 자리가 있으면 좋지 않겠냐”며 “올해는 아무런 일정이 없다고 연락을 받았는데 감독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유일한 자리인 만큼 사무총장과 심판위원장이 함께 하는 티타임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3피트 수비방해, 심판 재량 비디오판독, 홈 충돌 규정, 구장 안전 관리 등 올 시즌 KBO는 시즌을 치르면서 여러 곳곳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확인됐다. 커미셔너로 불리기 원하는 정 총재가 감독들을 꼭 만나야 하는 이유다. 지난해 정 총재는 취임 첫 번째 올스타전을 앞두고 1군 감독 10명, 퓨처스 감독 10명을 연이어 만났지만 올해는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는 셈이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