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마술 부릴 수 있으니 검사해야”… 사우디 인권단체 설립자 주장
사우디아라비아 가사도우미들이 때 아닌 ‘마녀 사냥’ 위협을 받고 있다. 이들을 마녀로 몰아간 사람이 ‘인권단체 관계자’여서 사우디 내 외국인 노동자 경시 풍조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중동 전문매체 미들이스트모니터(MEMO)에 따르면 사우디 인권협회(NSHR) 설립자 수할리아 자인 아비딘은 최근 “가사도우미들이 흑마술을 통해 (고용주들을) 저주할 수 있다. 이들이 집 안에서 물건을 훔칠 수 있고, 흑마술을 부릴 수도 있어 정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며 “노동자들에게 너무 많은 자유를 주는 건 실수”란 비상식적 주장을 펼쳤다. 이슬람 원리주의를 중시하는 사우디에선 악마 숭배를 포함해 흑마술 혹은 주술 관련 행위가 불법이다. 적발 시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2004년 정부 자금으로 설립된 NSHR는 인권단체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관변단체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 8월 사우디 정부가 여성운동가 사마르 바다위를 체포하자 이를 비판하던 캐나다는 외교관이 추방되는 보복 조치를 당했다. NSHR는 이때도 사우디 정부를 두둔하고 캐나다를 강력히 비난했던 단체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