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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6개월’ 노영민 靑비서실장 SNS 소통 직접 나선 이유

입력 | 2019-07-08 07:37:00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비서실장. 2019.4.16/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음식점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 보좌진과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5.10/뉴스1


8일로 취임 6개월을 맞이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국회·재계와의 활발한 소통에 이어 최근 SNS 활동을 개시하며 국민과 직접 소통에 나서고 있다.

노 실장은 지난달 28일 ‘있는 그대로, 대한민국’을 모토로 “페이스북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부족한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더욱 힘을 내서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도 “그러나 잘한 것은 잘한 대로 인정받고 싶다”고 SNS 시작 이유를 밝혔다.

청와대는 ‘대한민국 청와대’ 공식 SNS 계정을 디지털 소통창구로 활용해왔다. 청와대의 각종 브리핑과 국민청원 답변 라이브방송, 각 부처 정책 홍보 그래픽 등을 업로드한다. 청와대 SNS 계정은 대통령비서실 산하 국민소통수석실 디지털소통센터에서 담당한다.

이외에 문 대통령 개인 SNS 계정에는 각 회의 공개 모두발언, 행사 연설문, 각국 정상에 보내는 축전과 위로의 글, 순방 마무리글 등이 업로드된다.

여기에 노 실장이 SNS를 시작하면서 청와대의 소통 계정은 현재 3개로 늘어났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노 실장의 계정을 링크하면서 “국민여러분과 직접 소통하며 있는 그대로의 대한민국을 소상히 알려드리고 싶다고 한다”라며 “많이 응원해주시고 소통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직접 홍보했다.

◇취임 후 “사적인 SNS 자제” 당부한 노 실장…‘靑 홍보대사’ 자처

노 실장은 취임 후 참모진들에게 SNS에 사적이고 개별적인 발언들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1월8일 임명된 노 실장은 같은 달 14일 현안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혼선이 빚어지니 현안에 대해 사적이고 개별적인 발언을 자제해달라”며 “SNS도 자기 업무와 관련되고 자기 책임하에 하면 문제가 없으나 비공식적이고 개인적인 내용은 자제해달라”는 취지로 당부했다.

청와대의 공식입장과 다른 기조의 발언들이 나오는 것을 막아 혼선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청와대의 소통창구를 ‘대통령의 입’인 대변인으로 일원화했던 노력도 그와 연장선상이다.

그랬던 노 실장이 직접 SNS를 개시한 배경은 계정 모토로 내세운 “있는 그대로, 대한민국”에서 엿볼 수 있다.

청와대는 가짜뉴스를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문제점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유튜브 방송을 중심으로 지난 4월 강원도 산불 당시 문 대통령이 언론사 사장과 술을 마셨다거나, 보톡스 의혹이 제기된 것이었다.

노 실장은 청와대 내 허위조작정보 대응팀을 구성하고, 문제가 된 유튜브 방송을 고발했다. 최근 피고발인측(네피모)는 노 실장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으며, 이들이 밝힌 피고발인은 진성호 전 의원,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등 75명이다.

최근에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중 문 대통령이 주요 일정에 빠졌다는 동영상이 확산됐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자신의 SNS에 “왜곡된 영상과 뉴스를 가장한 허위조작정보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고 꼬집었다.

청와대와 정부의 노력에도 각종 의혹과 허위정보들이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는 만큼, 노 실장이 직접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에 청와대가 성과를 낸 것보다 부족한 부분에 집중하는 언론 보도에 대한 시각도 담겨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노 실장은 지난달 28일 이후 꼭 이틀에 한 번꼴로 글을 올렸다. 같은 달 30일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회동한 당일에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평화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고 소회를 남겼다.

이후에는 “평화가 경제”라는 글과 “3050클럽”을 주제로 글을 남겼다. 지난해 외국인 직접 투자가 사상최고였다는 점과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인구 5000만명 이상의 나라인 ‘3050클럽’에 우리나라가 7번째로 가입한 국가라는 점을 소개했다.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라기보다는 청와대가 내세울, 혹은 국민이 자랑스러워할 내용을 다시 소개하는 점에서 비판적인 시각을 주로 보도하는 언론에 대한 그의 고민도 읽힌다.

다만 이러한 지적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그런 시각은) 아니다”라며 “언론이 전파하는 양과 파급력이 훨씬 크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들에게도 우리 정부의 방향이나 정책에 대해 좀 더 직접적으로 알리고 싶다는 것”이라며 “비서실장인 당신이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모든 보고서를 직접 꼼꼼히 살펴보는 문 대통령을 안타까워하며 참모들의 대통령 대면보고를 줄일 것을 건의해 ‘그립감’을 드러낸 노 실장은 취임 6개월 동안 청와대 ‘군기반장’을 자처하는 한편 국회·재계와 소통을 늘리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노 실장은 지난 4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과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의 만찬자리에 참석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