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우성.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5위가 아니면 6~10위 경쟁보다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내가 아니라 누가 이 자리에 있어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KIA 타이거즈 박흥식 감독대행(57)의 최근 발언이다. KIA는 6일 좌타 외야수 이명기(32)를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하며 사실상 리빌딩으로 완전 전환의 시동 버튼을 눌렀다.
그동안 박 대행은 대외적으로 “5위 추격과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혀 왔지만 엔트리 및 선발 라인업의 초점은 올해보다 내년, 그리고 그 이후에 맞춰져 있었다.
이우성은 군 복무를 마친 20대 중반 우타 외야수다. 2013년에 프로에 데뷔해 1군에 105경기(7일 기준) 출전했다. 아직 입증된 부분은 없다. 단 새 공인구를 라인드라이브로 홈런으로 완성할 수 있는 손목 힘과 배트 스피드를 갖추고 있다. 외야수로 포지션은 다르지만 이범호 은퇴 후 장타력 보강을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KIA는 곧 전역해 복귀하는 김호령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이창진의 2루 기용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KIA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리빌딩으로 전환하면서 각 팀의 추가 트레이드 요청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승 주역이었지만 중복 전력으로 분류되기 시작한 포수 김민식은 이제 30세로 이적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 올해 25세인 한승택이 큰 성장을 보여줬고, 신범수 등 포수진에 예비전력이 있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통해 타 포지션 보강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우성이 가세하면서 외야 라인전력에도 여러 변화가 뒤따를 수 있다.
KIA가 전면적인 리빌딩에 성공한 것은 조범현 전 감독이 이끌었던 2008~2009시즌이다. 양현종이 선발투수로 기회를 잡았고 나지완이 중심타선에 기용됐다. 고졸신인 안치홍이 김종국 대신 2루 주전선수가 됐다. 김선빈도 그때 중용됐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