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보복 조치로 반일감정 여론 들끓자 日노선 비중 높은 저비용항공사들 '좌불안석'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로 한국에서도 반일 감정이 고조되며 국민들 사이에서 일본 관광 자제 등 조짐이 보이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불안함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반결에 대한 보복조치로 우리나라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을 겨냥한 사실상의 경제 제재를 발동하면서, 국내 여론에서도 반일 감정이 들끓고 있다.
LCC 업계에서는 양국 간 ‘강 대 강’ 대치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민정서가 더욱 악화하면, 주력인 일본 노선 탑승률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LCC들의 2분기 실적히 일제히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CC들은 올해 들어서도 일본 지역에 활발히 취항하며 수익성 확대를 꾀해왔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4월 인천~가고시마 노선에 신규 취항했으며 에어부산은 대구~기타큐슈 정기편 운항을 시작했다. 제주항공도 최근 부산~삿포로, 무안~후쿠오카, 제주~후쿠오카 등 일본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이처럼 일본 노선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양국의 갈등 상황은 LCC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이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일 감정 때문에 기존 승객 중 10~20%만 줄어도, 운임에 대한 타격은 그보다 훨씬 클 것”이라며 “일본 노선에 띄우는 기재를 다른 노선에 급히 활용할 수도 없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성이 높은 노선의 신규 취항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장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LCC들은 일제히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제주항공은 영업손실 108억원, 진에어는 영업손실 102억원, 티웨이항공은 영업손실 89억원의 실적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성수기인 3분기 들어 이 같은 악재가 터지며, 지난해의 성수기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CC들은 지난해 여름 일본의 기록적인 폭우와 폭염, 8번의 태풍 상륙, 지진과 산사태 등 자연재해에 시달렸다. 아울러 9월 초 일본 열도를 관통한 태풍 제비로 인해 간사이 국제공항이 침수되면서 일본으로 향하는 항공편들이 무더기 결항 사태를 빚기도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