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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년 새 최하위층 소득 16% 감소… 현 정부 경제정책의 역설

입력 | 2019-05-27 00:00:00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1∼3월) 가계동향 소득조사에서 소득 최하위 1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80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분기 84만1000원보다 4.5% 줄어든 것이고, 정부 출범 전인 2017년 1분기 95만9000원에 비해서는 16.2%나 감소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역대 어느 정부보다 복지 지출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최하위 계층의 지갑이 더 얇아진 것은 일해서 벌어들인 수입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기초연금 등 정부가 보조해 주는 이전소득은 2년 전보다 6만9000원 늘었지만 근로소득 감소분 10만 원을 메우지는 못했다. 복지 지출을 과거 어느 정부보다 크게 늘리고, 세금으로 단기 일자리를 만들었지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정책 부작용으로 인해 음식숙박업, 중소 제조업 등 산업 현장에서 떨어져 나간 근로자의 근로소득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가구 구성원 중에 실직자가 생겨 봉급과 수당을 못 받게 되면 정부 보조금을 더 받아도 가구 전체 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의 기치를 내세우면서 하위 계층의 소득을 올려 이를 나라 경제 전체의 성장 견인차로 삼겠다고 강조해 왔다. 기존 성장 패러다임을 뒤집는 이런 정책의 핵심수단이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였다. 그 결과가 이처럼 역설적으로 나타난 것이 정부로선 곤혹스럽겠지만 이미 정책 시행 전에 대다수 주류 경제학자와 기업 현장에서 우려하고 경고했던 현상이다. 하위계층의 소득을 무리한 속도로 올려주고 근로자 당사자의 형편을 감안하지 않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의도치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경고를 정부가 애써 무시해온 것이다.

이번 통계청 조사에서 최상위 10% 그룹의 소득 역시 지난해 1분기보다 5.7% 감소했다. 최하위 10% 그룹의 감소 폭보다 더 많이 줄어 지표상으로 소득격차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하향식 양극화 해소는 누구도 원치 않는 방향이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성과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런 역설적 결과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속도만 조절할 것이 아니라 방향 자체가 올바른 것인지 차분히 점검해 봐야 한다. 2년간 실험해본 결과 세금 지원을 늘려봤자 정책 부작용으로 인한 근로소득 감소분도 못 채워 준다면 그 정책은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