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 사진=동아일보 DB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환송 행사에서 암전의 순간이 자신이 관여한 행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탁 자문위원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짜 연출가로서 혹은 행사를 기획했던 사람으로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은 미디어파사드의 내용이나 혹은 도보다리 회담보다는 미디어파사드에 들어가기 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 김 위원장이 자리에 착석을 하시고 제가 한 10초에서 15초 정도. 한 15초 정도 암전을 시켰던 적이 있다. 그건 사람들은 크게 인지를 못했을 텐데 남북 정상이 옥외에 앉아 있는 상황에서 모든 불을 다 끄고 암흑의 시간에서 15초, 20여 초 정도를 가만히 있었다는 것은 경호 측면에서도 그렇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상당히 놀라운 일이다. 이게 서로 간에 완벽한 신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도보다리 회담 당시 애연가인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에 대해 탁 자문위원은 "본인이 참았다는 거다. (문 대통령을) 예우한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왜 청와대가 쇼를 하느냐'라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선 "고맙고 감사하다. 정치도 큰 틀에서 보면 국민들에게 무엇인가를 계속 보여줘야 한다. 또 거기에는 함의가 담겨 있는 메시지도 있고 상징적인 이미지도 있고 그런 것들을 통해서 소통을 하는 거지 않냐. 한 나라의 대통령이 전체 국민을 다 만나서 자기의 진심을 드러낼 수 있으면 그거보다 좋은 건 없다. 그런데 그게 물리적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미디어, 행사, 이벤트를 통해서 본인이 갖고 있는 철학과 진심을 국민에게 전달해야 하는 건데 그 과정을 쇼라고 한다면 인정하겠다"라고 했다.
이어 "그 행사를 준비했던 저를 보고 쇼쟁이라든지 쇼를 한다든지 이런 쇼와 관련해서 저에게 이야기하는 건 상당히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탁 자문위원은 행정관 시절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에게 청와대를 그만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탁 자문위원은 "방송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셔서 제가 그걸 보고 전화를 했다. '그럼 나갈까요? 진짜?' 그랬더니 '나오라고, 너무 고생한다고. 밥 사주겠다'고. 그래서 나왔는데 밥 안 사주시더라. 그다음부터 연락 없으시다"라고 했다.
이들을 위해 도울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엔 "글쎄. 문 대통령은 제가 오랫동안 강권하기도 하고 요청드리기도 하고 뭐 그래서 채무감은 있지만 두 분한테는 그렇게 크게 채무감이 없다"라고 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