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볼턴 “6자, 우리가 선호하는 방식 아니다”… 러 개입 차단

입력 | 2019-04-30 03:00:00

“과거 6자회담 통한 비핵화 실패… 김정은, 美와 일대일 접촉 원해”
러 “우리는 북핵 문제 당사자”




러시아가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6자회담 등 북한 비핵화 협상의 다자적 접근 필요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8일(현지 시간) “우리(미국)가 선호하는 방식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러시아가 개입해 대북제재 망이 흔들리는 것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얘기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자회담으로 돌아가자는 러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 같으냐’는 질문에 “6자회담을 통한 접근은 과거에 실패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정은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미국과 일대일 접촉을 원했고 그렇게 해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김정은과의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고 이에 대한 생각이 꽤 강하다”며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다만 “이것이 (북핵 문제를) 다른 국가들과 상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아주 긴밀하게 상의를 했다. 우리는 러시아, 중국, 그리고 당연히 한국과 상의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첫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핵 협상에 관여하겠다는 의사를 잇달아 강하게 밝히고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로시야 1 채널에서 “북한은 우리의 인접국이자 국경을 맞댄 나라로, 러시아가 북한 문제를 다루는 것은 우리 지역 안에서 활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역내 당사자임을 강조한 발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5일 북-러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체제 보장에 대해 논의할 땐 (러시아가 포함된) 6자회담 체계가 가동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북-러 회담이 향후 북-미 대화의 큰 변수가 되지는 못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한 외교 소식통은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대열에서 근본적으로 이탈할 생각이 없다. 북한이 획기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푸틴 대통령도 ‘완전한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입장이 같다고 말한 것을 보면 미-러가 입장을 사전에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