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라이트를 기획한 대홍기획 오픈크리에이티브솔루션(OCS)팀의 고일진 셀장이 서울 중구 대홍기획에서 기자와 만나 핑크라이트 장비를 소개하며 작동 원리를 소개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광고 로드중
올 2월 17일 서울 지하철 4호선 403편성 열차의 임산부석이 검정색 사인펜 낙서로 훼손됐다. 10개 칸 중 7개 칸의 임산부 배려석의 임산부 그림마다 ‘X’ 낙서가 그려져 있었다.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수사를 의뢰받은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고 3일 뒤 종로구에서 A 씨(40)를 검거했다. A 씨가 경찰에 밝힌 범행 동기는 “그냥 싫어서”였다. 경찰은 A 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013년 도입된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사회 갈등이 남녀 대결로 번지는 등 확산되고 있다. 동아일보가 2017년과 지난해 전국에서 2개 이상의 노선을 운영 중인 철도회사의 임산부석 관련 민원 통계를 조사한 결과 서울교통공사에서만 7312건에서 2만7555건으로 276.8% 증가했다. 민원은 양보 부족으로 임산부 배려석 이용이 불편하다는 내용과, 임산부 배려석을 없애달라는 내용으로 갈렸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2.7%, 대구도시철도공사 85.5%, 인천교통공사는 민원 증가율이 905.9%를 기록했다.
반면 부산교통공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민원이 37건에서 21건으로 42.8% 감소했다. 비결은 2017년 12월 부산 지하철 3호선에 처음 도입된 ‘핑크라이트’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임산부 배려석 옆 스테인리스 기둥에 분홍색 점멸등을 달아 동전 크기의 신호 발신기를 가진 임산부가 다가가면 점멸하도록 한 장치다. 2016년 광고회사 대홍기획의 재능기부를 받아 부산시가 설치한 것으로 지난해 9월 1호선으로도 확대돼 모두 284대가 운영 중이다.
광고 로드중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