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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이야기]좋은 공기가 우등생을 만든다

입력 | 2019-04-20 03:00:00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3월 미세먼지를 사회적 재난으로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미세먼지 관련 법안 8개가 국회를 통과했다. 대부분의 개정안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학교에는 조금 다른 기준이 적용됐다. 개정된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각 교실에는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공기청정기가 아닌 공기 정화기와 미세먼지 측정기가 의무적으로 설치된다.

‘환기’에 초점을 맞춘 학교 미세먼지 정책의 변화는 바람직하다.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뒤 정부에서 가정까지 빠르게 공기청정기가 보급되고 있지만 실내 공기 질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내 공기 질 문제는 미세먼지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라돈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치는데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 문제만 해결할 뿐 나머지 요소들을 제거할 수 없다. 결국 다수의 전문가가 입을 모으듯 바깥 공기를 내부로 유입시키는 환기만이 실내 공기 질 문제의 유일한 정답이고 그 환기 시점을 제대로 아는 것이 핵심이다.

실내 공기 질 관리는 학습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다수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에서 더욱 중요해진다. 당장 이산화탄소만 하더라도 수십 명이 함께 생활하는 교실에서 환기를 시키지 않고 공기청정기만 가동시켰을 때 최대 3300ppm까지 급증한다. 이는 학교보건법상 교실 내 이산화탄소 농도 기준인 1000ppm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처럼 이산화탄소가 급증하면 불쾌감이나 졸음, 두통, 어지럼증을 유발해 학습능률을 심각하게 떨어뜨린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위험을 막는 수준에 멈춰있는 실내 공기 질 관리에 대한 관점을 보다 나은 공기 질을 유지하는 쪽으로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이산화탄소 농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일반적 환경보다 더 좋은 실내 공기 질을 갖출 수 있다면 학습능률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 공기 질을 높임으로써 학습능력을 올릴 수 있다는 명제는 이미 연구결과로도 증명됐다. 영국 모노드로트사의 바코 바이로 박사가 2012년 학생 200명을 절반으로 나누어 한쪽은 외부 공기를 직접 유입시키고, 나머지 한쪽은 내부 공기를 재순환시켜 학습능력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두 교실에서 학습한 학생들은 기억력에서 8%, 단어 인식 능력에서 14.8%까지 차이를 보였다. 즉 적정 환기 시점을 알고 충분한 환기를 시켜줄 수 있다면 좋은 공기가 우등생을 만들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경우 하루에 2L의 물을 마시고 2만 L의 공기를 호흡한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성인보다 3배가량 많은 호흡량을 가지기 때문에 실내 공기 질 관리로 얻는 효과는 더욱 크다. 아마 맹자 어머니가 공기 질의 중요성을 알았다면 집 주변 환경과 더불어 주변 공기 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자녀의 성적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이제부터라도 보다 좋은 공기를 실내에서 마실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때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