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PS 오류로 시간표기 재설정… 국내 기초과학 장비 오작동 우려 러-EU, 독자 개발 항법위성 사용… 중국도 세계서 4번째로 자체 개발
글로벌위치확인시스템(GPS) 정보를 수신하는 장치는 GPS의 숫자기록 시스템에 취약하다. 특히 정밀한 시간 동기화가 중요한 과학 분야에서 시간 데이터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위 사진은 GPS 위성의 모습이다. 위키미디어 제공
○GPS는 1024주마다 Y2K
위 사진은 지상 수신기다. 위키미디어 제공
GPS 위성에는 원자시계가 설치돼 있어 인공위성의 고도에 따른 중력 차이와 위성 속도에 따른 시간 흐름 차이까지도 정확히 보정된 정교한 시간 정보가 제공된다. GPS 수신기를 통해 정교한 시간 정보를 얻어야 하는 민감한 과학장비들이 롤오버로 시간 데이터를 혼동하면 데이터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지진학이나 입자물리학 분야에서 사용되는 장비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진계는 기본적으로 지진파인 P파(종파)와 S파(횡파)가 지진계에 도달한 시점을 분석한 데이터를 활용해 진앙의 깊이나 진원지 위치를 파악한다. GPS 수신기가 달린 지진계는 GPS 위성이 제공하는 정교한 시간 신호를 이용해 이 작업을 수행한다. GPS와 시간 동기화를 하는 전파망원경이나 레이저나 빔을 쏴 되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 중성미자 등 우주입자를 검출하는 기초과학 장비도 영향을 받는다.
○자체 항법위성시스템 구축 고려해야
1999년 이미 한때 롤오버 이슈를 겪었던 연구자들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 장비 제조사의 지침에 따라 장비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230개의 대학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미국의 GPS 연구 대학연합인 UNAVCO는 지구의 형태와 지표면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있다. UNAVCO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프레더릭 블럼 박사는 “UNAVCO가 운용 중인 일부 장비가 손상되거나 정상 복구가 불가능한 데이터가 일부 생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자체 항법위성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GPS에만 의존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한국도 자체 항법위성시스템 구축을 위한 위성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3월 6일 제30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를 열고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 확보를 위한 선행 연구를 추진하고 올해 하반기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기로 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도 항법위성에서 나오는 주파수를 확보하려면 기존 항법위성을 운용하는 국가들과 주파수 사용을 위한 조율 절차가 필요하다.
위성 분야의 한 연구자는 “수많은 장비들이 GPS의 원자시계가 제공하는 시간을 동기화하는데 1999년 한 차례 경험해 아직까지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자체 항법위성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