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광고 로드중
하루 전 17번 홀에서 행운의 홀인원을 기록했던 이미향(26·볼빅)이 2타를 줄이며 7언더파로 따라붙었다. 10언더파의 고진영(24·하이트진로)은 파4, 13번 홀에서 티샷이 짧아 투온에 실패하며 보기를 기록했다. 파4, 15번 홀에서도 156야드를 남겨놓고 친 2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며 또 한 타를 잃었다. 여유는 한 타차로 좁혀졌다.
우승이 눈앞에 들어오자 긴장한 기색이 보였다. 앞 조의 이미향은 계속 페어웨이와 그린을 지켰다. 버디 퍼트는 들어가지 않아도 홀 근처에서 놀았다. 부담이 없는듯 경기를 즐기는 듯했다. 위기 뒤에 기회가 숨어 있었다.
가장 까다롭다는 418야드 파4 16번 홀. 양쪽으로 키 큰 나무들이 압박하는 가운데 고진영의 드라이버 티샷이 페어웨이를 갈랐다. 홀과 남은 거리는 132야드. 9번 아이언을 선택했다. 2번째 샷은 홀과 2.5m 거리의 내리막 위치에 떨어졌다. 고진영은 부담스러운 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시켰다.
광고 로드중
이미향이 파3 17번 홀에서 온 그린에 실패하자 2타차는 더욱 커보였다. 우승까지 남은 것은 파5 18번홀. 마지막 기회에서 이미향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밀렸다. 카트도로 부근에 떨어져 투 온이 불가능했다. 결국 파를 기록했다. 고진영은 티샷 이후 남은 244야드의 거리에서 안전운행을 선택했다. 86야드가 남았던 3번째 샷은 홀 컵 3m 거리에 떨어졌고 경기는 끝났다.
포피의 연못은 1994년부터 이 대회의 사무국장을 맡아 헌신했던 테리 윌콕스의 별명에서 유래했다. 윌콕스의 손자들은 할아버지를 포피라고 불렀고 이 것이 ANA 인스퍼레이션을 상징하는 호수의 이름이 됐다. 고진영은 1994년 박지은과 함께 물에 뛰어들었던 캐디 데이비드 브루커, 미국에서 함께 생활하는 매니저 최수진 씨와 함께 우승자의 자격으로 용감하게 점프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