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용 신한금융 미래硏소장
이성용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장은 “규제만 풀리면 한국 금융도 충분히 수출 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AT커니와 베인앤드컴퍼니 한국 대표 등을 거치며 국내 대표 컨설턴트로 평가받던 이성용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장(57)은 ‘신한의 미래 먹거리’를 찾으라는 특명을 받고 지난해 말 신한금융에 합류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은행원의 유전자에는 한계가 있다”며 “끊임없이 밖에서 데려다 써야 하고, 앞으로도 계속 외부 인재를 늘릴 것”이라며 이 소장의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 소장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급으로 격상하며 그에게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 중구 신한금융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업종의 경계가 사라지는 요즘에는 금융권 너머에 더 큰 경쟁자가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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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의 미래를 그리다 마주하게 되는 각종 규제에 대해서는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 소장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 중인데 막혀 있는 게 많다 보니 아쉬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비(非)금융회사에 대한 보유 지분 규제가 있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기가 쉽지 않아요. 금융·비금융 경계가 애매해지고 빠르게 비즈니스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데 이런 규제에도 전향적인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현재 은행법상 시중은행은 비금융회사 지분을 15% 초과해 보유하지 못하게 돼 있다. 반면 미국 등 선진국은 기존 금융사가 핀테크 업체 등 다양한 스타트업을 자유롭게 인수·투자할 수 있게 허용한다.
이 소장은 그중에서도 빅데이터 관련 규제 완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금융지주사도 은행 보험 카드사의 고객 데이터를 통합해서 볼 수 없습니다. 고객이 ‘오케이’만 하면 각종 금융 데이터를 금융회사가 분석하고, 입체적으로 고객 니즈를 찾아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어 그는 “이런 규제만 해결되면 다양한 ‘테크놀로지 뱅킹’으로 베트남, 미국 시장도 충분히 뚫어볼 만하다”며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규제는 6개월만 늦게 풀려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지금 국회에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관련 법안이 논의 중인데 이런 것이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 은행들의 소매금융 경쟁력은 뛰어난 만큼 규제만 풀리면 얼마든지 금융도 ‘수출’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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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간 협업에 특히 관심이 많아요. 스타트업들은 보통 자신들의 서비스밖에 모르는데 다른 기업과 함께하면 훨씬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죠. 예컨대 지우개만 만드는 기업, 연필만 만드는 기업이 서로 만나면 뭔가 더 창의적인 제품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