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인 엠에스오토텍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국GM 군산공장을 인수해 전기차 생산에 나서기로 하면서 자동차업계의 관심이 군산으로 쏠리고 있다. 엠에스오토텍 컨소시엄은 국내 자본을 중심으로 총 4000억 원을 투자해 2년 뒤인 2021년부터 전기차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내연기관에서 전기모터로 옮겨가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자리잡은 것이다.
● ‘전기차 제조’에 나선 부품사
지난달 29일 한국GM과 군산공장 인수협약을 체결한 엠에스오토텍은 3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2년 뒤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약 5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누구로부터 주문받느냐에 관심이 쏠린 상태다. “폭스바겐과 BMW 등 독일 완성차 업체도 있고, 중국 전기차 업체도 접촉 중입니다. 아직 특정업체와 합의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 올 연말쯤 정리가 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생산 차종은 준중형급 이상의 세단과 스포츠유틸리치차량(SUV)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총괄은 “국내 다른 자동차 부품사와 대기업, 금융권과도 투자와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사업은 국내 자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니 현대차, 테슬라 등에 부품을 납품하며 지난해 매출규모 9000억 원 수준의 엠에스오토텍이 한국 자동차산업 시험대의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엠에스오토텍은 OEM 생산을 통해 완성차 생산의 노하우를 갖춘 뒤 장기적으로 주문형(ODM) 전기차 생산과 자체 제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 군산, 전기차업체들의 생산의 기지가 될까
한국GM의 협력업체를 활용할 수 있고 정부와 정치권, 지역사회의 의지가 큰 점도 강점이다. 군산의 전기차 공장을 기아자동차의 경차를 위탁생산하고 있는 동희오토와 비교해 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기존보다 저렴한 인건비로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판 동희오토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군산을 거점으로 국내 진출을 시도하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건원건설은 중국 쑹궈(松果)자동차와 합작해 SNK모터스를 세워 군산과 대구에서 전기차 반조립(CKD)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독일 인력을 끌어들이고 주요 전기차 기업을 인수한 중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기술력을 갖췄다”며 “자동차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중국 전기차의 군산 진출은 ‘메이드 인 코리아’란 이름표로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