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4월 15일 대대급 부대로 창설된 해병대는 6·25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주요 전투에서 용맹을 떨쳐 ‘귀신 잡는 부대’라는 외신의 찬사를 받았고, 이는 해병대의 상징이 됐다. 9·28 서울 수복 때 중앙청에 태극기를 가장 먼저 게양한 주인공도 해병대원이었다. 1960년대엔 많은 해병대원이 베트남전쟁에 파병돼 숱한 전과를 거뒀다. 현재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해병부대는 북한군의 목과 허리를 겨눈 ‘비수’와도 같다. 우리 해병대의 서북도서 일대 반격이 두려워 북한군은 섣불리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연평도 해전 때 불붙은 헬멧을 쓴 채 반격한 해병대원의 애국심을 국민들은 잊을 수 없다.
▷창설 70돌을 맞기까지 해병대는 부침(浮沈)의 역사를 겪었다. 1960년대 ‘돌아오지 않는 해병’이란 영화가 큰 인기를 끌 정도로 국민적 사랑을 받다가 1973년 10월 군사정권 시절엔 해체돼 해군에 통합됐다. 독특한 군대 문화를 가진 해병대의 부상(浮上)을 육군 일색의 정권 수뇌부가 탐탁지 않게 여겼다는 게 정설이다. 이후 민주화 물결이 밀어닥친 1987년 11월 해병대는 해군에서 독립해 독자 사령부로 재창설됐다. 요즘 출산율 급감으로 병역 자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해병대 지원율은 3∼4 대 1 수준이다. 혹독한 훈련을 거쳐 ‘빨간 명찰’을 달기 위해 3수, 4수는 기본이고 10여 차례 도전하는 지원자도 있다고 한다.
광고 로드중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