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디지털 담당 장관에 임명된 한국계 30대 세드리크 오
세드리크 오 프랑스 디지털 담당 장관(왼쪽)이 2017년 5월 대선 당시 파리 대선 캠프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가운데)과 함께 찍은 사진. 세드리크 오 제공
“우리 영택이는 늘 신중한 성격에 항상 아버지와 자주 연락하는 효자예요.”
전날 프랑스 디지털 담당 장관에 임명된 세드리크 오(한국명 오영택·37)의 아버지 오영석 전 KAIST 초빙교수(71)는 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얼마 전 장관에 임명될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며 “늘 독서와 경험을 강조하며 열심히 교육한 보람이 있다”고 기뻐했다.
세드리크 신임 디지털 담당 장관의 동생은 여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 소속의 파리 19구 하원의원 델핀 오(한국명 오수련·33). 오 전 교수는 교사였던 프랑스 여성과 결혼해 아들은 프랑스 장관, 딸은 프랑스 국회의원으로 각각 키웠다.
대통령디지털경제보좌관 시절이던 지난해 동아일보 기자와 엘리제궁에서 만났을 때 세드리크는 “한국 소년처럼 자랐다. 아버지는 늘 열심히 일했고 공부도, 꿈도 진취적으로 열심히 하라고 배웠다”고 말했다. 두 살배기 아들을 둔 세드리크는 “아버지가 건네준 4개의 이름 중 하나로 아들 이름(오성식)을 지었다”며 “저에게는 참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세어학당에 다니던 동생을 만나러 갔다가 한국어를 공부하던 프랑스인을 만나 결혼했다. 한국에서 전통 혼례를 치렀으며 재작년 아들 돌잔치를 하기 위해, 지난해 아버지 칠순 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세드리크 오 프랑스 디지털 담당 장관(왼쪽)이 대통령 디지털경제보좌관 재임 중이던 2017년 파리 엘리제궁에서 아버지 오영석 씨, 가족의 지인, 동생 델핀 오하원의원(오른쪽부터)과 함께 찍은 사진. 델핀 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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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인공지능(AI) 미래 전략에 따라 삼성전자의 AI센터를 유치한 것도 세드리크의 작품이다. 그의 주선으로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마크롱 대통령과 여러 차례 단독으로 면담했다. 대선 캠프 시절엔 그가 한국계라는 이유로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기업인 ‘삼성’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렸다고 르피가로는 전했다.
그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한국과 프랑스는 미국과 중국에 그나마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규모를 가진 전 세계에 몇 안 되는 국가”라며 “디지털, 자동차 등 협력할 분야가 많으며 양국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저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