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일본 지바(千葉) 현 우라야스(浦安) 시에 문을 연 도쿄디즈니랜드(TDL)와 2001년 TDL 옆에 개관한 도쿄디즈니시(TDS). 미국 디즈니 영화를 현실로 옮겨놓은 듯한 도쿄디즈니리조트(TDR)는 경영 실적에서 마법같은 성장세를 보였다.
초창기 약 1000만이던 연간 방문객은 현재 3000만 명으로 늘었다. 일본 테마파크 및 레저분야 시장에서 TDR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0%. 1990년대 초 거품경제 붕괴,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때도 입장객과 매출액은 더 늘었다. TDR이 도대체 어떤 마법을 부린 것일까.
도쿄 디즈니랜드의 운영업체 오리엔탈랜드의 우에니시 교이치로(上西京一郞·61) 사장은 24일 보도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속적인 성장 비결에 대해 ‘디즈니 콘텐츠 경쟁력, 종업원의 환대, 교통망 정비’ 등 3가지를 꼽았다.
교통 인프라 개선도 TDR 성장에 힘을 보탰다. TDL과 곧장 연결되는 마이하마(舞浜)역이 1988년 오픈 했고, 2001년에는 수도고속도로에 마이하마 인터체인지가 생겼다. 철도와 차량으로 TDR 접근하기가 크게 편리해진 것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특히 어린이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테마파크 사업에 치명적이다. 우에니시 사장은 “어른들을 끌어들였다. 특히 도쿄디즈니를 어른 취향에 맞춘 게 적중했다”고 말했다. TDS의 경우 전반적인 리조트 분위기를 로맨틱하게 만들었고, TDL보다 더 스릴 있는 놀이기구를 배치했다. 알코올도 허용했다. 그러자 40세 이상 방문객 비율이 1998년 8.8%에서 2017년 20.1%로 크게 늘었다.
버블 붕괴,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도 TDR은 피해갔다. 우에니시 사장은 “물론 불황 때 일반인들이 즐기는데 쓰는 돈을 줄인다. 하지만 그 돈을 ‘제로(0)’로 줄이진 않는다”며 “불황일수록 ‘싸고, 가깝고, 짧은’ 여행을 선호한다. 오히려 TDR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불황 때 2박3일 온천여행 대신 당일치기 TDR을 선했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권 기준 티켓 가격은 개관 당시 3900엔(약 4만원)에서 지금은 7400엔으로 거의 두 배로 뛰었다. 일반인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이에 대해 우에니시 사장은 “가격 이상의 가치를 주려 한다”며 “사람은 똑같은 것에 대해 금방 싫증낸다. 방문객이 언제 오더라도 새로운 것을 경험하도록 놀이기구를 신설했다”고 말했다. 개관 당시 약 1000억 엔 빚이 있었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가 살 길이라고 보고 투자를 지속했다고 강조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