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뒤 시범경기서 존재감 각인 13일 키움전 2루타 승리 이끌고 두산전선 수비도 안정적인 모습 실전감각 떨어져도 몸은 잘 만들어
12일 키움과의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대타로 올해 첫 실전에 나선 김민성은 이튿날 2루타를 신고하며 팀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2경기 동안 경기 후반 교체선수로 모습을 드러낸 김민성은 14일 두산전에서 선발 3루수로 나서 본격적으로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예상보다 빠른 행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김민성에게 비시즌은 ‘깜깜이’였다. 원 소속팀 키움에는 3루수 대체자원이 넘쳤고, FA시장은 얼어붙었다. 결국 해를 넘기고 각 구단이 스프링캠프를 꾸릴 때까지 소속팀을 못 찾았다. 정규시즌 개막을 약 3주 앞둔 이달 초에야 3루 자원이 절실했던 LG에 둥지를 틀 수 있었다.
지난 시즌 가을 야구에 진출한 팀들의 3루에는 준수한 수비력 외에도 경기 흐름을 뒤집는 ‘한 방’(홈런)을 갖춘 선수들이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평균 40홈런 이상을 친 최정(SK), 3할-20홈런에 가까운 활약을 선보인 송광민(한화) 등이 좋은 예다. 2016년 든든하게 핫코너를 지켜준 히메네스의 활약으로 가을 야구에 진출한 LG는 이후 대체자 찾기에 실패하며 포스트시즌과도 멀어졌다. ‘타율 3할 이상, 20홈런’을 칠 능력을 갖춘 김민성은 LG의 ‘가을행’에 필요한 적임자였다.
빠르게 팀에 녹아드는 김민성의 모습에 LG 관계자들도 만족하는 눈치다. 한 관계자는 “힘든 비시즌에도 당장 경기에 투입돼도 어색하지 않을 뛸 수 있는 몸을 만들어왔다는 사실이 매우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