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스포츠 인프라 앞세워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유치 추진 승마-자전거-수상레저 등과 접목… 국토 균형발전에 큰 기여 기대
2일 경북 상주시 계산동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 강원FC의 홈 개막 경기에 앞서 상무 구단주인 황천모 상주시장(왼쪽)과 이방현 국군체육부대장이 시축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경기에는 유료 관중만 5000여 명이 들어차 축구에 대한 상주 시민의 열정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상주시 제공
프로축구 정규 리그 개막을 고대하던 상주 팬들은 농도가 ‘나쁨’ 수준을 오르내리던 미세먼지에도 목청껏 ‘상무 승리’를 연호했다. 열렬한 응원에 힘입어 상주 상무는 강원FC를 2 -0으로 완파했다. 여세를 몰아 10일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방문경기에서도 2-1 역전승을 거뒀다. 13일 현재 상주 상무는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상주 시민의 축구에 대한 열광의 바탕에는 대한축구협회 축구종합센터를 상주에 유치하겠다는 염원이 자리 잡고 있다. 홈 개막전에서 관중석을 메운 시민들은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상주가 최적지’라는 카드섹션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상주 각계각층 인사 105명이 참여한 ‘축구종합센터 범시민 유치추진위원회’가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상주시와 국군체육부대는 2011년 프로축구단 연고 협약을 체결했다. 구단주인 황천모 상주시장은 상무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상무 역시 2013년 구단 산하 유소년축구선수단을 조직해 꿈나무 발굴에 나서는 등 시민의 성원에 보답하고 있다. 현재 함창중학교와 용운고등학교 유소년축구선수단에서 선수 107명이 미래의 손흥민을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상주시는 축구종합센터를 ‘스포츠 미래 도시’로 성장하는 데 원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축구종합센터 유치 후보지인 사벌면 화달리와 엄암리 일대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 나들목(IC)을 비롯해 반경 5km 이내에 간선도로와 광역교통망을 갖춰 접근성이 뛰어나다. 면적은 약 43만 m²로 대한축구협회가 제안한 계획 부지보다 약 10만 m² 더 넓다. 조용문 상주시 행정복지국장은 “후보지의 약 95%가 국공유지여서 개발 여건이 좋다. 스포츠 인프라 확충과 미래 복합도시로의 도약, 국토 균형발전 측면에서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시는 축구종합센터 공모에서 20년 이상 영구적인 사용, 건립비용 및 기반시설 지원 같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센터 직원의 가족들이 상주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도 다방면으로 준비하고 있다. 황 시장은 “스포츠 도시로서의 경쟁력은 어느 지방자치단체보다 높다고 자부한다. 축구종합센터 유치를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 재도약에 기여하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상주의 지정학적 위치와 자연환경은 스포츠 클러스터 조성에도 제격이다.
연중 날씨도 운동하기에 만점에 가깝다. 가장 추운 1월의 평균 기온이 영하 1도 안팎이고 풍부한 일조량과 연중 선선한 바람 등은 훈련지로 적합하다. 상주시는 경북대 상주캠퍼스 스포츠학과와 함께 전문 인력을 양성해 체계적인 선수 관리와 데이터 분석으로 전지훈련을 오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도울 계획이다.
○ 탄탄한 ‘스포츠 도시’ 기반
상주는 축구뿐만 아니라 스포츠·레저 도시로 우뚝 서고 있다. 시는 스포츠와 레저를 통해 더 많은 인구 유입과 관광객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상주의 스포츠 인프라는 전국 중소도시로서는 상당히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가 많다. 승마 자전거 수상레저 등을 생태문화관광과 접목시켰다.
상주는 전국 최고의 자전거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남동에는 국내 유일의 자전거박물관이 있다. 각양각색의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 타고 경천섬과 상주보(洑) 일대 자연경관을 둘러보는 코스는 일품이다. 제대로 된 자전거도로에서 훈련한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팀의 국가대표 나아름 선수(29)는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사이클 도로부문 개인 1위 등 4관왕에 올랐다.
2017년 상주보와 낙단보에 개장한 상주 수상레저센터에서는 카누 카약 윈드서핑 수상스키 요트 등을 즐길 수 있다. 일정 시간 교육을 이수하면 이론·실기시험을 치르지 않고도 수상레저기구 2급 조종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상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