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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김정은 빠져…차별화·인민 강조

입력 | 2019-03-12 18:58:00

대의원 선거 前 김정은 추대 행사 안 해
모든 직함 가졌던 先代 관행 탈피 시도
'거수기' 최고인민회의 힘 싣는 상징성도
대의원 '명예직'…국무위원장 재추대 예상
리용호 최선희 김성남 "대의원 할 직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 687명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4년 3월 제13기 대의원 선거 때 제111호 백두산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12일 북한 중앙선거위원회는 제14기 대의원 당선인 명단을 발표하면서 김 위원장의 이름을 호명하지 않았다.

중앙선거위는 선거자 명부에 등록된 전체 선거자의 99.99%가 선거에 참가했고, 찬성률이 100%를 기록했다고 선전했다. 김 위원장이 출마하지 않았기에 호명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제14기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김 위원장을 대의원으로 추대하는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는 점도 불출마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김 위원장의 이번 행보를 ‘우상화’와 ‘신격화’에 집중했던 관행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은 최고지도자가 대의원 직함을 가지는 것을 당연시했었다”며 “그런 관행에서 벗어나 할아버지, 아버지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명예직이라는 점도 고려됐을 거라는 관측이다. 대의원은 원래의 직책에 더 집중하도록 돼 있다. 단지 이 자리가 일정 지위 이상에 올랐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만큼 최고지도자 입장에서 굳이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위원장과 국무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최고인민회의는 명목상 최고주권기관이긴 하지만 실상은 당의 결정을 추인하는 거수기 역할을 맡고 있어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대의원이 아니어도 정책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생길 우려가 크지 않다.

나아가 ‘거수기’였던 최고인민회의에 힘을 실어준다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며 체제 선전에도 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정 본부장의 분석이다. 정영태 북한연구소 소장은 “인민 중심의 체제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 본부장은 “국가 직책에 선출되기 위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자격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닌 만큼 김 위원장이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되는 데도 문제가 없다”며 “국무위원장의 임기가 5년이지만 최고인민회의 임기와 같이 가기 때문에 제14기 1차회의 때 국무위원장에 재추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북미 대화에 참여했던 외교라인의 진입도 눈에 띈다. 리용호 외무상은 ‘제371호 운하선거구’에,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제484호 온정선거구’에, 김성남 국제부 제1부부장은 ‘제14호 안산선거구’에 당선됐다. 다만 이들의 진입은 전례에 비춰볼 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게 정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대의원 명단에는 당·정·군 간부들이 이름을 올린다”며 “리 외무상은 정치국 위원이고, 최 부상은 차관급이어서 당연히 대의원에 포함될 직위”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14기 대의원 선거구에서 ‘백두산선거구’도 사라졌다. 정 본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나왔기 때문에 당시 ‘백두산선거구’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라며 “이 선거구 명칭은 김 위원장만 사용할 수 있는 명칭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