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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지갑’ 1분위, 더 빈곤해졌다…근로소득 감소율 최악

입력 | 2019-02-21 12:09:00

2018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결과
1분위 가구 근로소득, 전년比 36.8% 감소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나빠"
'5분위 배율'도 5.47배…4분기 역대 최대
부총리, 지표 악화에 긴급 장관회의 개최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지난해 4분기 근로소득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빈곤층이 더욱 빈곤해진 셈이다.

취약계층 고용이 부진하고 1분위 고령 가구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따라 5분위(상위 20%)와의 소득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지표가 예상치 못한 수준으로 악화되자 정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대책을 내놨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결과’에 따르면 소득 5분위별 가구당 월평균 소득에서 1분위 가구 소득은 123만8200원으로 전년(150만4800원)보다 17.7% 감소했다. 이중 근로소득이 43만500원으로 큰 폭(-36.8%)으로 줄었다.

사업소득(20만7300원)은 8.6% 감소했고 재산소득(1만3600원), 이전소득(58만5100원)은 각각 16.3%, 11.0% 늘었다. 비경상소득(-97.0%)도 크게 줄었으나 절대 금액(1700원) 자체가 많지는 않았다.

1분위 가구 근로소득 감소율(-36.8%)은 통계청이 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나빴던 2018년 3분기(-22.6%) 기록을 경신했다. 2017년 4분기 68만1400원(20.7%) 이후로 2018년 1분기 47만2900원(-13.3%), 2분기 51만8000원(-15.9%), 3분기 47만8900원(-22.6%), 4분기 43만500원(-36.8%) 등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5분위(상위 20%) 가구 소득은 932만4300원으로 전년보다 10.4% 증가했다.

이처럼 1분위-5분위 가구의 소득 격차가 벌어짐에 따라 분배지표는 더욱 악화됐다. 각국의 소득분배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사용하는 2018년 4분기 ‘분기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47배를 기록, 매해 4분기 기준으로 통계 작성 이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1분위 고령가구 비중이 늘고 취약계층 고용이 부진했던 결과다. 1분위 중 70세 이상 가구주 비중은 2016년 4분기와 2017년 4분기 모두 37.0%를 유지하다가 2018년 4분기에 5.0%포인트(p) 늘어난 42.0%를 기록했다.

또 2018년 4분기 취업자 중 임시·일용직은 전년보다 15.1%,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8.7% 감소했다. 1분위 중 무직 가구 역시 55.7%로 전년(43.6%) 대비 12.1%p 상승했다. 이에 따라 1분위 취업가구원 수도 0.64명으로 전 분기(0.69명)보다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이 1분위에만 국한된 상황은 아니다. 2018년 4분기 2분위 역시 사업소득(-18.7%)과 재산소득(-43.8%) 모두 많이 감소했다.

이에 대해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한계 일자리 등 취약계층 중심 고용시장 악화가 큰 요인”이라면서 “2분위의 경우도 내수가 부진해 자영업자가 탈락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짚었다.

예상치 못한 지표 악화에 홍 부총리는 예정에 없던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홍종학 벤처중소기업부 장관,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강신욱 통계청장 등과 의견을 나눈 뒤 “1분위 소득 감소·분배 악화의 원인을 고령 가구 증가 등 구조적 요인과 고용 부진, 기저 효과 등 때문”이라면서 “이번 통계를 심층 분석해 1분위 소득 감소의 원인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