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일 방북 비건 대표, 10일 출국…9일 우리 정부와 결과 공유 美, 대북 제재 입장 고수…北, 경제 숨통 트일 조치 요구할듯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평양을 방문해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실무회담을 가졌다. 2019.2.10/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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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은 지난해 6.12싱가포르 합의를 바탕으로 북미 양측이 비핵화와 상응조치에서 절충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다.
지난 6~8일 북한 평양에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실무협상을 벌인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는 8일 밤 서울로 복귀한 뒤 9일 우리 정부와 협상 결과를 공유하고 10일 오전 출국했다.
미 정부는 비건 대표의 협상 결과를 설명받은 뒤 대응책을 마련, 2차 실무협상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시간과 장소는 공개하지 않은 채 2차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추가 실무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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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그간 주요 인사 발언 등 북미 간 협상동향을 감안해 유추해볼 수 있는 여지는 있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31일 캘리포니아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싱가포르 합의 사항들을 “동시에 그리고 병행적으로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미국 정부 관리들은 비핵화만 강조했거나, 비핵화를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지난 7일 실무협상 소식을 전하며 싱가포르 “약속에 대한 추가 진전을 모색하고 있다”며 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전’에는 완전한 비핵화, 미·북 관계 변화,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 구축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비핵화에선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에 대한 북한의 약속을 언급하며 “비핵화 과정에서 신뢰” 구축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핵심은 아니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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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변 핵시설 폐기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반드시 북한으로부터 받아내야 하고, 추가적인 조치를 원한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미국은 영변 이외에 다른 곳에도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미국은 비핵화 시간표 작성과 전체 핵목록 신고도 원한다는 점을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는 어느 시점에서 포괄적인 신고를 통해 이를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 이번 협상에서 주안건은 아님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상응조치로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인도적 지원 확대 등을 언급했다. 북한은 종전선언에 대해선 풍계리와 동창리 시설 폐기, 유해송환에 대한 상응조치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락사무소 개설은 관계 정상화 즉 국교 수교를 위한 첫 걸음이고, 미국 입장에서도 부담이 큰 조치가 아니기 때문에 합의가 상대적으로 쉬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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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북한 노동당 차건 75주년이 되는 해이며, 북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결산해이다. 하지만 미국은 제재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북한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남북 관계의 특수성이란 명분을 들어 제재 예외나 유예를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오일 쿼터 확대도 북한 입장에선 절실한 부분이다.
북한은 올해 한미연합군사 훈련 및 미군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중단도 요구했을 것으로 예상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신뢰 구축 차원에서 푸에블로호를 돌려보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 해군 푸에블로호는 1968년 1월 동해상에서 정찰 활동을 벌이다 북한군에 나포됐다. 미군 80여명은 억류됐다 석방됐지만 배는 돌아오지 못했다. 푸에블로호는 현재 평양 대동강변에서 반미 교육에 활용되고 있다.
다만, 미국이 요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탄도 반출 및 폐기는 이번 회담에서 핵심 안건으로 오르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입장에서 ICBM은 대북 억지력의 핵심으로, 미국의 요구에 대해 보다 큰 상응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