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설화’에 대통령 딸가족 이주 논란…靑 인사문제까지 “제대로 된 위기대응 시스템 구축돼 있나”
김현철 신남방정책특위 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상의 CEO 조찬간담회에서 2019년도 신남방정책특위 주요 추진정책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9.1.28/뉴스1 © News1
“연초부터 분위기가 너무 어수선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설화’를 빚은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전격 경질하면서 청와대 안팎에서 나온 말이다.
김 전 보좌관은 전날인 2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최고경영자)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50~60대 세대를 향해 “SNS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에서 기회를 찾으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김 보좌관은 “신남방지역에 진출한 박항서 감독의 성공사례를 설명하면서 5060세대인 박항서 감독처럼 신남방지역에서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맥락에서 말한 것”이라며 “5060 세대를 무시하는 발언이 결코 아니었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김 보좌관이 다시 “마음이 상하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여론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퇴직했거나 퇴직이 가까운 5060세대와 취업 위기에 빠진 젊은 세대들의 비판 여론이 달아올랐다.
청와대는 안 그래도 국정 지지도율 면에서 취약한 5060세대들의 여론이 심상치 않음을 확인하고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문 대통령은 ‘설화’ 하루 만에 사의를 수용하는 방법으로, 김 보좌관을 전격 경질했다.
곽상도 의원이 대통령의 딸 다혜씨 사위, 손자 등 딸 일가족이 아세안 국가로 이주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서류를 공개한 것과 관련, 청와대가 발끈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개탄을 금치 못한다. 공작정치 그림자가 떠오른다”는 등의 입장을 밝히며 강한 어조로 정면대응했다.
청와대는 또 곽 의원의 자료의 취득경위와 자료 공개의 불법성에 대해 확인 후 응분의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검찰 고발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내용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다혜씨 딸 가족이 동남아로 왜 이사를 갔는지 등에 대해 사적인 정보라는 이유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더했다.
이날 밤에는 일부 언론들이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보도하면서, 탁행정관 사표수리와 결부돼 청와대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궁증증이 제기됐다.
결국 30일 아침 고 부대변인이 스스로 사의를 표명한 적 없다고 밝히면서 한차례 오보 소동으로 끝났다.
이처럼 연초부터 청와대가 이런저런 인사 문제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이자, ‘시스템 오류’ 가능성을 진단하는 전문가의 시각도 제기됐다.
여의도의 한 정치평론가는 “설 이후 본격적인 총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청와대에 대한 야권의 공세 기류가 상당히 드세지며 ‘백병전’이 일어날 것”이라며 “상시적이고 정교한 위기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 있는지 따져 봐야할 시기”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