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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측 ‘등록문화재 1순위 지역’ 집중 매입

입력 | 2019-01-21 03:00:00

목포 적산가옥 밀집지 4곳중 2곳, 주변 영화 세트장 건설 여론도
손안댄 밀집지 2곳중 1곳은 탈락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가족과 지인 등이 대거 사들인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부동산은 이 일대에서 특히 투자가치가 높은 지역에 포함된 건물들이라는 게 이곳 주민들과 건축 관계자의 설명이다.

손 의원 측은 이 지역 적산가옥 밀집지 4곳 중 2곳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는데, 이 2곳을 포함한 3곳이 나중에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로 고시한 근대역사문화공간에 포함됐다. 지역 전문가와 주민들이 등록문화재로 고시되기 전 ‘1순위 후보지’로 여겼던 곳을 손 의원 측이 콕 집어 사들인 것이다. 손 의원 측이 매입하지 않은 나머지 2곳 중 1곳은 근대역사문화공간에 포함되지 않았다.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에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지어진 적산가옥 153채가 있다. 이들 가옥은 만호동, 유달동 일대 4곳에 몰려 있다. 이 중 대표적인 2곳이 손 의원 조카 손장훈 씨(22)가 공동 소유자로 돼 있는 게스트하우스 창성장 인근과 손 의원의 또 다른 조카 손소영 씨(42) 소유 카페 주변이다. 또 유달초등학교 후문 인근과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주변에도 적산가옥이 많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8월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에 대한 문화재 등록을 고시하면서 창성장 일대와 손소영 씨 카페 주변을 포함시켰다. 손 의원 측이 2017년 3월부터 매입한 부동산 최소 20곳 중 19곳이 이 두 지역에 있다. 이 가운데 13곳은 손 의원 측이 문화재청 고시 전에 매입한 것이다. 나머지 적산가옥 밀집지 중에는 유달초교 후문 주변만 근대역사문화공간에 포함됐다.

창성장과 손소영 씨가 운영하는 카페 주변은 목포에서 적산가옥의 원형이 가장 잘 보전된 곳이라는 게 지역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태관 목포문화연대 대표(60)는 “손소영 씨 카페 인근에는 일본식 정원이 그대로 남아있는 적산가옥이 많다. 이 일대는 근대역사문화공간 지정 이전부터 유력 후보지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씨(53)는 “창성장과 손소영 씨 카페 주변은 일제강점기 당시 번화가였다. 건물 개보수도 거의 이뤄지지 않아 근대문화유산 지정이 매우 유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창성장과 손소영 씨 카페를 잇는 골목길 약 200m 구간은 일제강점기의 고풍스러운 풍경이 상당 부분 보존돼 있어 지역 예술인들 사이에서는 “영화 세트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자주 나왔다고 한다.

근대역사문화공간은 문화재청이 각 지방자치단체의 추천을 받아 고시한다. 지자체가 추천 구역을 정할 때부터 문화재청 자문위원이 참여하고 이후 전문가 현장조사 등을 거쳐 문화재청이 고시한다.

손 의원은 2016년 6월부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피감기관인 문화재청을 상대로 대정부 질의를 하거나 국정감사에 참여했다. 문화재청이 등록고시한 지난해 8월에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였다.

목포=이형주 peneye09@donga.com·김정훈·윤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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