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왕시 부곡지역 은혜장로교회 재가복지위원회 소속 김향미(45) 위원장을 비롯해 회원 10명에게 봉사는 당연히 해야 하는 삶의 일부다.
이들은 20여 년 전부터 매주 수요일 정오가 되면 복지혜택 사각지대의 주민 30여명에게 3~4끼를 먹을 수 있는 량의 반찬 도시락을 전하고 안부를 묻는 등 말벗이 된다.
김 위원장은 “바쁜 일과속에 시간을 쪼개 3가지 이상의 많은 량의 반찬을 오전에 모두 만들려면 새벽부터 부지런도 떨어야 하고, 손도 많이 가지만, 드시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혼자 살면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무료급식 참여도 어렵고, 재료가 있어도 반찬을 못 만들어 밥 대신 빵이나 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이들은 곧바로 1주일에 한번만이라도 돕기로 하고, 재가복지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의기투합에 나섰다.
처음 반찬 봉사를 시작한 1997년 홀몸노인 등에게 전달한 반찬 도시락은 한번에 40~50여개. 하지만 최근에는 정부의 복지수혜가 늘면서 30여개로 줄었다.
차량도 변변치 않고 인력도 모자란 상태에서 3~4끼를 먹을 수 있는 반찬 도시락을 만들어 40여 가구에 일일이 배달하기란 쉽지 않았다.
몇 번이나 그만두고자 마음도 먹었지만 수요일 이면 대문 밖으로 나와 반찬을 기다리고 있는 이웃을 생각하면 그만 둘 수가 없었다. 반찬이 끊기면 어르신들은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에 20년이 훌쩍 흘렀다.
도시락을 만드는 음식재료비는 교회 재가복지위회의 지원을 받지만, 반찬 만들기에서 배달까지 모두는 자원봉사로 이뤄진다. “반찬 없어 밥 못 먹겠다”는 재촉에 택시를 타고 급히 배달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들은 봉사를 멈출 생각은 없다.
김 위원장은 “할 수 있는 일은 봉사밖에 없으니 이제 싫어도 이 일을 계속 할 수밖에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봉사를 하니 잔병치레도 없고 건강해지는 것 같다”는 그는 특히 “남을 돕는 것이 행복하다”며 “누굴 위한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왕=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