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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웅의 공기 반, 먼지 반]미세먼지에 중국 ‘코’가 길어진다?

입력 | 2019-01-03 03:00:00


김세웅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파레토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80 대 20 법칙’이 있다. 경제, 마케팅,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법칙이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면 처음 20%의 노력은 80%의 성과를 내는 데 쓰고, 100%의 완성을 위한 나머지 20%의 결과를 만드는 데 노력 80%가 쓰인다는 내용이다. 무엇이든 완벽한 단계에 이르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준다. ‘시작이 반’이라는 우리 속담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다. 시작을 하면 금세 효과가 나타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지만 완벽한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기도 한다.

이 지면에서 몇 차례 중국이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가 지난 10년간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썼다. 파레토 법칙을 적용해 보면 공산주의 국가에서 중앙정부 규제가 잘 먹혀 들어가는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로 10년간 대기오염 저감 정책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영국 리즈대 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저감이 상대적으로 쉬운 이산화황의 경우 중국 관측 지점에서 60% 이상 저감이 관찰되었으며 이에 따라 초미세먼지 농도도 상당히 감소된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현저한 저감이라 하더라도 광저우 지방을 제외한 전 도심지역에서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게 측정된 것이 확인되었다. 더 큰 문제는 자동차 사용 증가에 따른 질소산화물(NOx)과 이에 따른 오존의 양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는 점이다. 결국 초기의 성과는 괄목할 만하지만 파레토 법칙이 설명하는 대로 아직 중국은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라 할 수 있다.

한국도 대기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들어 공기가 나빠진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 미세먼지(PM10) 및 이산화황의 농도 변화 추이는 1990년대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는 사실이 여러 경로로 보도된 바 있다. 특히 2003년 12월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의 국회 통과 및 발효는 적어도 국내발 대기오염물질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이미 학계에서 평가된 바 있다. 우리는 중국보다는 훨씬 더 앞서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노력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간 공식적인 논평을 자제해온 중국 생태환경부 대변인이 서울의 대기오염 문제는 100% 서울의 오염원에 의한 것이니 중국 탓을 하지 말라고 주장하며 조목조목 이유를 제시하였다.

그럼 중국은 최근 공격적인 대기오염 저감 정책의 시행을 통해 연구 자료를 축적해 자신이 붙은 것일까. 가짜 뉴스를 평가하는 데 쓰이는 스케일 중 하나가 ‘피노키오 스케일’이다. 피노키오 하나에서 넷까지 숫자가 높아질수록 거짓말의 죄질이 나쁜 것으로 평가한다. 필자가 피노키오 스케일로 평가하는 이 중국 관리의 논평은 ‘피노키오 둘’에서 ‘피노키오 셋’이다. 이 평가는 몇몇 중요한 사실을 현저하게 무시하거나 과대평가하여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주장에 매기는 평점이다. 이미 전문 연구 논문으로 중국의 평균 오염물질의 농도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중국 정부는 단순히 추이만을 제시하며 중국의 대기질이 우리보다 더 좋다는 인상을 심었다. 또 몇몇 단편적인 예만 이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시켰다는 점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사실을 호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지금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중국의 대기질이 한국만큼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연초부터 줄줄이 예정된 한중 환경 담당자 회의를 대비한 포석이라고 여길 수 있다. 자신들의 책임이 전혀 없다는 입장에서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희망이 있다면 우리도 중국도 진심으로 푸른 하늘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도 중국도 모두 목표의 80%에는 가까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앞으로 20%를 더 가는 데 훨씬 더 많은 80%의 노력과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김세웅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