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2월 임시국회 의결” 제시에 한국당 여전히 도농복합형 고집 합의안 도출 가능성 높지 않아… 靑 “국회 합의안 나오면 국민 설득”
일주일째 단식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편을 요구하며 7일째 단식 중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2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담요를 두른 채 의자 위에 누워 있다. 뉴스1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그동안 여야가 논의해온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 개편의 기본 방향에 동의한다”며 “정개특위 활동 시한을 연장하고 2019년 1월 중 특위 내에서 선거제도 개편안에 합의해 이를 2월 임시국회에서 최종 의결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사무총장은 “여야 5당의 합의를 위해선 특히 한국당의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며 “새로 구성된 한국당 원내지도부와도 적극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선거제 개편에 대한 구체적 일정표를 제시하면서 기존보다 유연한 자세를 보였지만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도농복합형 선거제를 주장하는 한국당을 설득하지 못하면 야3당이 요구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어렵기 때문.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현재 권력구조에서 딱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권력구조와도 같이 논의해야 하고, 여러 안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한다”며 민주당의 제안에 부정적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로 7일 차에 접어든 단식 농성을 계속하기로 했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의원들도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기로 했다.
청와대 앞 1인 시위 등 장외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협상을 해서 합의안을 갖고 얘기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정의당 이 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야3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촉구 집중농성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이 한국당과 예산안을 처리할 때처럼, 두 당이 밀실에서 문 걸어 잠그고 합의안을 논의하기 바란다”며 “거대 양당이 합의안을 갖고 오면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를 찾은 한병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게 “한국당을 뺀 4당이 합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4당이 합의하면 국회에서 통과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한 수석은 바른미래당 손 대표와도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손 대표는 “내 나이에 오죽하면 단식을 하겠느냐. 오래오래 시간을 끌어라. 내가 죽을 때까지 하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한 수석은 “대통령은 권역별 비례대표 비례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대선 때 말했고,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도 공개적으로 말했다”며 “국회에서 좋은 합의안이 나오면 국민을 설득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박효목 tree624@donga.com·최고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