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비박계 동원 가능 최대치”… 일각 “교섭단체 만들수 있는 잠재력” 친박, 압도적 표차에 ‘의기양양’
“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비박근혜)계의 한계와 잠재력을 동시에 담고 있는 숫자다.”
자유한국당의 한 중도 성향 의원은 11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박계 후보 김학용 의원이 얻은 ‘35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박빙으로 보이던 당초 판세와 달리 김 의원이 나경원 의원(68표)에게 33표 차로 압도당하자 김 의원의 35표를 두고 정치권에선 분분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35표에 대해 “계파 대리전 양상에서 비박계가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치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당초 원내대표 선거 후보 대부분이 “계파 구도를 지양하자”고 공언했지만 유기준 김영우 의원의 불출마 선언 후 2파전으로 압축되자 계파 대리전 색채가 짙어진 게 사실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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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비박계가 35표라는 한계에 갇혔다고만 보기도 어렵다. 1, 2차에 걸쳐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유턴한 의원은 24명. 아직 바른미래당에 남아있는 보수 성향 의원들이 돌아올 경우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박계의 덩치는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것. 한국당 관계자는 “35표는 별도의 원내교섭단체(20명)를 만들고도 남는다는 잠재력을 동시에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아무튼 나 의원 당선 후 친박(친박근혜)계는 의기양양한 모습이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나 의원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건 잔류파(과거 친박 등)와 손잡은 결과라며 “그간 탈당파가 워낙 잘못했다, 이런 것들이 나경원이라는 원내대표로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또 “이번 선거를 계기로 ‘당을 지키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돼 친박계 탈당의 원인이 제거되고 있다”며 “(친박계 의원들의) 탈당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복당파들이)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입맛에 맞는 분을 (당권 주자로) 내세우는 ‘우회상장’을 할 것 같다”며 “오세훈 전 시장도 그런 경우로 보인다”고도 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일격을 당한 비박계가 내년 2월 전대에서 결집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외부위원에서 중도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는 라디오에서 “지금까지 비박계의 결속은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는 비박도 뭉치게 되고 ‘무대’(김무성 의원) 당 대표 추대론도 또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내다봤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