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대들보 발돋움 김선형
대표팀 주전 가드로 활약하는 SK 김선형은 “내년 농구월드컵에서 일단 1승을 목표로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용인=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016년 양동근의 대표팀 은퇴 이후 넘겨받은 국가대표 포인트가드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김선형은 “과거 형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다가 이제 제가 밥상을 차려야 하니까 처음엔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팀에서도 느끼는 부담이기에 크게 낯설진 않았다. 자연스럽게 형들한테 물려받은 것 같다”라며 웃었다.
○ 후보→조커→주연, 대표팀과 함께한 성장
그가 처음 태극마크를 단 것은 8년 전. 중앙대 4학년 김선형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대표팀 예비명단에 올랐지만 최종 엔트리에서는 탈락했다.
김선형은 2012년부터 줄곧 태극마크를 달고 2014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동메달 획득까지 힘을 보탰다.
“인천 때는 조연까지는 아니고 조커 역할이었다.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그때는 형들이 너무 잘해줘서 금메달을 땄고 나도 그 혜택을 받았다. 이번(아시아경기)에는 제가 받은 만큼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죽기 살기로 했다.”
○ 다시 두드리는 세계의 벽
자카르타에서는 아쉬움도 컸지만 얻은 것도 많았다. 일단 아쉬운 건 이란전이었다. 김선형은 “개인적으론 큰 선수들 상대로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져가지 못한 게 아쉬웠다”라고 했다. 하지만 8강 필리핀전을 통해 자신감도 얻었다. “조던 클라크슨이랑 대결하면서 미국프로농구(NBA) 수준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지만 그 선수가 잘해도 팀으로 붙으니 우리가 이겼다. 확실히 농구는 팀플레이라는 걸 느꼈다.”
“일단 1승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축구도 월드컵 1승을 목표로 하다가 16강을 목표로 하게 되지 않았나. 농구에서도 한 번쯤 이겨야 하지 않을까. 힘들겠지만 개인적으로 국가대표 은퇴 전에 그런 업적을 남기고 싶다. 4년 전에는 많이 부족했던 시기지만 스피드나 개인기가 통한다는 희망적인 생각도 했었다. 지금은 그때보다 농구 보는 눈도 좀 더 생겼으니 해볼 만한 것 같다. 크고 이름 있는 선수들이랑 뛸 때 주눅 들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보완하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 김선형은 스피드, 패스, 슛을 꼽았다. ‘그럼 다 아니냐’고 하자 김선형은 이렇게 답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그게 다 올라가 있다. 은퇴할 때까지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게 목표다. 한 해라도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기 싫다. 지금까지 그래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력한 만큼 대가가 따라온다는 매력에 빠졌다고 해야 할까.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
용인=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