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고 재학생 93% “교내 설치반대”, 총동문회 제막식 마치고 제작소로 “학교 역사관 정비후 전시 추진”
공주고 총동문회는 24일 오후 공주고 강당에서 받침을 포함해 높이가 약 2.5m인 김 전 총리 흉상 제막식을 가졌다. 김 전 총리는 1944년 이 학교를 졸업했다. 강당 무대에는 ‘운정(雲庭) 전 김종필 국무총리 흉상 제막식’이라고 쓴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김 전 총리의 딸 예리 씨를 비롯해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 임재관 총동문회장과 동문 800여 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흉상 설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총동문회에 따르면 당초 2016년 김 전 총리의 흉상을 제작해 공주고 동문 동산에 설치한 뒤 2017년 공주고 역사관으로 옮기기로 학교 측과 합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가 동문 동산 설치를 반대하면서 계획을 중단했다. 총동문회 관계자는 “김 전 총재가 당시 이 소식을 듣고 ‘그럼 (흉상 설치를) 그만두라’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총동문회는 제막식은 예정대로 열되 흉상의 동문 동산 설치는 포기했다. 다만 2022년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리모델링 중인 학교 역사관에 항일운동가 등 공주고를 빛낸 다른 동문들과 함께 흉상을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주고는 최근 ‘학교 구성원 90%의 동의가 없으면 흉상이나 건축물 등을 교정에 설치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내규를 만들었다. 임재관 총동문회장은 “김 전 총리의 삶에 명암이 공존한다는 것은 잘 알지만 그 평가는 역사에 맡겨야지 과오만 부각해 공격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주=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