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뒤 5경기 평균 14점 넣다 시즌 첫 연승하던 날 다쳐 아쉬움 12월 초 모비스전은 꼭 잡고 싶어
지난달(28일 KCC전) 왼쪽 발목 인대를 다친 허훈(22·KT)은 지난 3주간 ‘시청자’로 경기를 지켜봐야 했지만 웃을 수 있었다. KT가 2라운드를 마치기도 전에 이미 지난 시즌 총 승수(10승)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연승은 딱 한 번, 그것도 2연승에 그쳤던 KT는 벌써 시즌 두 번째 4연승 도전을 앞두고 있다.
최소 4주 진단을 받았지만 부지런히 재활에 매진한 허훈은 이번 주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요. 국가대표 월드컵 예선 경기 브레이크(11월 27일∼12월 5일) 때 쉬고 나서는 더 활발히 움직여야죠”라고 각오를 다졌다.
허훈은 아직도 팀 성적을 확인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고 했다. 한 시즌 사이 성장에 칭찬도 많이 받았지만 그는 “아직 멀었다”고 했다.
“이제 2라운드인데 언제 또 하락할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하고 계속 맞춰 나가야죠. 우리가 계속 잘나갈 수만은 없을 테니 고비도 넘겨야 하고요. 물론 ‘어떻게 하면 1승을 할 수 있을까’ 하던 때에 비하면 행복한 고민인데 어떻게 보면 지금부터 시작인 것 같아요. 첫 단추는 잘 끼웠지만 마지막에 지면 초반에 승수 쌓은 것이 무의미해지잖아요.”
허훈은 올여름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로 뽑혀 자카르타까지 갔지만 ‘부자(父子)대표’ 논란에 거센 비판만 받고 돌아와야 했다. 그는 “언젠가는 열심히 해서 꼭 다시 들어가고 싶어요. 오기도 생겼고요. 욕을 너무 많이 먹었는데 그런 것 하나하나가 정신적으로 단단하게 만들어줬어요. 좋은 날이 있으면 안 좋은 날도 있기 마련이니까 크게 얽매이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물론 “KT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먼저”라는 포부도 전했다.
“국가대표 브레이크 끝나고 첫 경기(12월 7일) 상대가 모비스입니다. 모비스를 꼭 한 번 잡고 싶어요. 또 사직체육관 만원 관중 속에서 농구 한 번 해보는 게 소원인데 팬들이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수원=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