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손혜원 페이스북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4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온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자 손 의원을 향한 비난 여론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선 감독은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어느 국회의원이 말했다. ‘그 우승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또한 저의 사퇴 결심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선 감독이 언급한 ‘어느 국회의원’은 손혜원 의원이다. 손 의원은 지난달 10일 국감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국가대표 선발 논란과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선 감독을 향해 “그 우승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손 의원은 또한 “선 감독은 너무 편하다. 2억 원 받으면서 집에서 TV 본다. 1200만 야구팬들에게 사과를 하시던지 사퇴를 하시던지 하라”, “왜 야구대표팀 감독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아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뽑나”, “돈(연봉)이 KBO에서 나오기 때문에 아마추어 야구에는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 등의 발언을 했다가 야구팬들의 반발을 샀다.
손 의원이 올린 사진은 손 의원이 대야를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다. 그는 “나는 골목을 걸어 나왔고 고무 다라이(대야)는 그저 벽에 기대어 있었을 뿐인데, 마치 내가 고무다라이를 들고 나오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면서 “처음 사진을 본 나도 ‘내가 언제 저걸 들고 있었지?’ 하며 깜짝 놀랄 정도로 그렇게 보이는 것. 내가 거기 있었기에 누구도 원망할 수 없는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는 ‘항상 이런 왜곡이 있죠! 앞뒤 다 자르고 사퇴하세요라는 단어에만 목메는 왜곡현상을 보네요!’라는 한 누리꾼의 답글에 “저는 선 감독 사퇴하는 것 반대”라면서 “자신의 소신은 맞고 다른 이들의 의견은 싸그리 무시하는 그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럴 수 있다고 믿은 제 잘못”이라며 “저런 방식으로 2020년 올림픽까지 가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있었다. KBO(한국야구위원회), KBSA(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좀 더 열심히 대한민국 야구의 내실을 기하도록 하는 길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손 의원은 약 1개월 뒤인 14일 선 감독이 전격 사퇴 선언을 하면서 다시 비난 여론의 중심에 섰다. 야구팬들은 선 감독의 사퇴 결정에 손 의원의 책임이 크다며 그를 비난했다. 손 의원의 국회의원 사퇴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잇따르고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