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손병희 씨 등 민족대표들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한국사 강사 설민석 씨(48)에게 배상하라고 법원이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이동욱)는 14일 민족대표 33인 유족회 정모 씨 등 21명이 설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설 씨는 유족들에게 위자료 14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재판부는 “당시 상황을 기술한 일부 역사서 중에는 ‘소요 사태’ 등을 우려해 가급적 만세 시위가 과격하게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고 독립선언서 낭독 장소를 변경한 민족대표들의 처신을 비판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새롭게 건설한 대한민국에서 건국훈장까지 받은 역사 속 인물에 대한 심히 모욕적인 언사이자 필요 이상으로 경멸, 비하 내지 조롱하는 것으로서 역사에 대한 정당한 비평의 범위를 일탈해 그 후손들이 선조에게 품고 있는 합당한 경외와 추모의 감정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