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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믿을건 샤이 트럼프” vs 민주 “기댈건 높은 투표율”

입력 | 2018-11-07 03:00:00

[미국 중간선거]주사위 던져진 ‘트럼프 중간평가’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 구도로 치러진 이번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면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른바 ‘샤이(Shy·부끄러움을 타는) 트럼프’ 효과가 어떻게 드러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대선처럼 ‘샤이 트럼프’가 힘을 발휘한다면 또다시 깜짝 놀랄 반전이 나올 수 있다. 반트럼프 표심을 결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민주당은 여성과 젊은층 유색인종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쏟아내는 분위기다.

○ “샤이 트럼프 현상 만만치 않을 것”

5일 밤 10시(현지 시간) 미주리주에서 열린 마지막 지원 유세에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목은 잠겨 있었다. 지난 2주 동안 쉴 새 없이 전국을 누비면서 얼마나 많은 열정을 지원 유세에 쏟아부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3시간 전에는 인디애나에서도 유세를 했다. 이때는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을 비롯해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등 측근들까지 연단에 올랐다. 콘웨이 고문은 “쇼는 계속돼야 한다(Show must go on)”라고 외치며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정책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디애나에 도착한 직후 ‘하원을 빼앗긴다면 국정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금 다르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선거 패배 후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처음으로 내비쳤다. 유세에서도 “미국의 꿈이 다시 위험에 처해 있다”고 호소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미국 우선주의가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위기감을 지지자와 공유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중간선거 결과를 결정지을 하원의 판세는 마지막 날까지도 예측 불허였다. 양당 지지율 격차는 좁혀졌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이날 발표된 라스무센 조사(50%)와 전날 NBC·월스트리트저널 공동조사(46%)에서 취임 후 최고치에 근접했다. 그러나 대다수 조사기관은 여전히 민주당의 하원 승리를 점치고 있다.

하지만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중간선거에도 ‘샤이 트럼프’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인 폴 스루는 1일자 칼럼에서 “블루 웨이브(민주당 바람)가 예상된다고 하지만 나는 믿지 않는다. 큰 목소리를 내는 트럼프 지지자도 있지만 조용한 트럼프 지지자도 그만큼 많다”며 “내 주변에 진보 성향의 다정한 친구들도 알고 보면 ‘샤이 트럼프 지지자’가 대다수라는 걸 알게 됐다”고 썼다. 영국 BBC 방송 진행자인 에밀리 메이틀리스도 “모든 조사기관이 블루 웨이브를 예상하지만 목소리를 내는 걸 두려워하는 공화당 지지자 수가 늘어나면서 이번 여론조사도 2016 대선 때처럼 매우 부정확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민주, 투표율 높이기에 사활

트럼프냐 反트럼프냐, 표심은… 미국 중간선거 투표일인 6일(현지 시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 기계 앞에서 고심하고 있다. 투표 결과는 한국 시간 7일 오후 5시경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콜럼버스=AP 뉴시스


5일 기자가 찾은 조지아주 서배너시의 민주당 캠프는 투표율을 올리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었다. 첫 흑인 여성 주지사에 도전하는 민주당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후보는 기자들에게 “높은 투표율로 공화당을 압도하고 민주주의를 성취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지역 후원자들의 연설로 꾸며진 유세에서도 주된 메시지는 ‘투표 참여’였다. 한 지원 연설자는 “내일이면 늦다. 오늘 (투표 독려) 전화하라”고 강조했다. 초등학생 두 딸들과 함께 유세장을 찾은 스티퍼니 매클래핀 씨도 “투표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산 교육장이라고 생각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체 판세를 가를 경합지에서 전통적 지지층인 젊은층과 여성, 유색인종이 투표장으로 나서도록 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강한 응집력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을 꺾으려면 확실한 구심점이 필요하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진보 성향의 스타들까지 나서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브래드 피트는 2일 선거 캠페인에 출연해 “사전투표율이 높지만 아직 부족하다. 6일 꼭 투표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워싱턴=박정훈 sunshade@donga.com / 서배너=김정안 특파원 / 구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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