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실화 적용 경찰 영장 두차례 기각 경찰, 출금조치… 불구속 수사 송유관공사 관리소홀도 집중조사 유치장 나서며 “고맙습니다” 반복… “구속 지나쳐” 인터넷 선처 여론
경찰이 두 차례 신청한 구속영장이 검찰에서 기각돼 10일 풀려난 ‘고양저유소 화재’ 피의자 스리랑카인 A 씨가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채널A 화면 캡처
경찰은 A 씨가 7일 저유소 인근 강매터널 공사장 인근에 저유소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풍등에 불을 붙여 날리는 과정에서 화재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고 중실화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문가 소견 등을 토대로 풍등이 저유소 잔디밭에 떨어져 불이 붙은 것을 저장탱크 화재 발생의 주 원인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검찰은 풍등이 저유소 화재의 직접적 원인인지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3차원(3D)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등 보다 엄격한 입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 씨가 화재 가능성을 인지했는지에 대해서도 경찰과 판단이 달랐다. 풍속, 풍향, 공사장과 저유소 간 거리 등을 고려할 때 풍등이 저유소까지 날아갈 것이라는 확정적 인식을 A 씨가 갖고 있었는지를 뒷받침할 추가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A 씨는 10일 오후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어로 “고맙습니다”라고만 반복했다. 다만 ‘저유소가 있는 걸 몰랐느냐’는 질문에는 “예”라고 짧게 답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조사를 받을 때에는 저유소가 있다는 걸 알았다고 분명히 진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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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A 씨를 출국금지하고 불구속 상태에서 보강수사를 진행해 혐의를 입증할 방침이다. 경찰은 22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려 고양저유소를 관리하는 대한송유관공사 측의 안전관리가 소홀했는지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고양=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