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11주년 기념 평양 민족통일대회 셋째 날인 6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식수한 소나무 앞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오전 9시50분께 평양 대성구역 중앙식물원에 도착한 방북단은 정문에서 15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소나무 앞에 모였다. 이 소나무 앞에는 ‘하나된 민족의 염원을 담아. 2007.10.2~4 평양방문기념.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쓰인 표석이 놓여 있었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기념행사를 위해 봉화산, 화포천, 봉하들판, 노 전 대통령 생가, 마옥당(노 전 대통령 고시공부했던 곳), 사저 등 6곳의 흙과 물을 투명 플라스틱 통 12개에 나눠 가져왔다.
노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이번 방북 기간에 공개된 곳에서는 발언을 자제했다. “이 자리에 봉하마을에서 가져온 흙과 물을 뿌리고 나니 눈시울이 많이 뜨거워지고 감정적으로 여러 가지 많이 느끼게 된다”고 말문을 연 그는 “10·4선언 (이후) 민족 간 교류가 제한됐다”며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앞으로 다시 이렇게 교류하면서 공동으로 기념할 만한 날이 올지 알 수 없다’는 그런 불안을 많이 가졌다”고 털어놨다.
노씨는 이어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 서서 보니 북측에서도 그날 공동선언의 뜻과 마음을 잊지 않고 계속 이렇게 관리해주고, 잘 지켜주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신뢰는 우리가 이렇게 같이 실천하고, 서로 실천해 나갈 때 계속 쌓일 것”이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소나무를 잘 관리해주고 뜻을 잘 (유지)해준 북측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분단이라고 하지만 그 속에서도 이렇게 싱싱하게 파릇파릇하게 잘 자라는 소나무가 상징하듯이 한반도에 생기가 도는 그런 모습을 보는 거 같다”며 “이 소나무가 더 쑥쑥 자라서 큰 그늘을 내릴 수 있도록 노무현재단도, 정부와 북쪽에서도 함께 마음을 모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10·4선언 정신을 계승 발전시킨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이 소나무가 모진 비바람, 추위, 더위 이겨내고 잘 컸듯이 공동선언도 철저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발언을 끝내고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평양·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