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의 비밀/샘 윌킨 지음·이경남 옮김/492쪽·1만9800원·알키
일부 경제사가는 고대 로마인이 쌓은 부는 당시 기준뿐 아니라 세계사를 통틀어도 쉽게 찾기 어렵다고 본다. 추정이지만 서기 1년경 로마에서 가장 부유한 시민 10명의 재산은 요즘으로 치면 약 22억 달러(약 2조49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삼두정으로 잘 알려진 마르쿠스 크라수스(기원전 115년∼기원전 53년)는 어떻게 거부가 됐을까. 내전에서 장군 술라(기원전 138년?∼기원전 78년) 편에 서서 승리한 그는 술라를 대신해 ‘살생부’를 작성했고, 정적과 그 지지자들, 지지자들의 지지자들까지 제거한 뒤 압류한 재산을 가로챘다. 동시대 다른 상인들이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쳐야 했던 것과 달리 크라수스의 부는 좋게 말해 정치적 지위를 이용한 셈이다. 사실 칼춤과 피바다 위에 이룩된 것이었다.
저자는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경제조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비즈니스리서치 장(長)으로 일했다. 저자는 ‘성공의 열쇠’를 보여준다지만, 치부(致富)의 치부(恥部)를 파헤친 책으로도 읽힌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