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콜로라도 로키스 오승환(36)이 익숙한 가을 냄새를 맡았다.
생애 첫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무대를 무실점 호투로 장식했다. 오승환은 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연장 10회 구원 등판해 1.2이닝을 책임졌다. 연장 13회 접전 끝에 콜로라도가 2-1 승리를 지키는데 큰 힘을 보탰다. 동시에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한국·미국·일본의 가을 야구를 모두 경험한 주인공이 됐다.
특유의 가을 DNA가 되살아났다. KBO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였던 그는 가을의 정취를 즐기는 일이 자연스럽다. 특히 한국 무대에선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뛰며 우승 반지(2005·2006·2011·2012·2013년)로 다섯 손가락을 모두 채웠을 정도로 가을을 나는데 통달했다. 2014년엔 일본 한신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고 일본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덕분에 한국에선 ‘끝판대장’, 일본에선 ‘한신의 수호신’이란 호칭이 뒤따랐다.
디비전시리즈에 오른 콜로라도는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팀이 높은 곳으로 향할수록 오승환의 등판 기회도 자연스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콜로라도는 5일부터 밀워키 브루어스와 5전3선승제로 이뤄지는 디비전시리즈를 치른다. 오승환의 새로운 가을이 시작됐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