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대책 전후 일부 호가 낮춰… 9월 신고건수 작년보다 51% 늘어 강남 전세가율 5년만에 50% 붕괴… 전세 끼고 집 사는 ‘갭투자’ 힘들어져
서울의 주택 가격이 고평가돼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이 5년 만에 처음으로 50% 아래로 하락했다. 아파트 매매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전세금이 따라잡지 못한다는 뜻이다.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 이후 ‘급매’ 위주의 주택 거래가 늘어나는 정황도 나타나고 있다.
○ 매매가 절반에 못 미치는 강남 전세금
서울의 전세가율은 지난해 5월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는 전세금이 떨어졌다기보다는 서울 집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원래 집값이 비싼 데다 오래된 재건축 아파트가 많아 전세가율이 낮은 편이다. 최근 50개월 연속 이어진 집값 상승기에 강남 3구의 집값 상승률이 다른 지역보다 높아 매매가와 전세금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서울의 전세가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도 사실상 힘들어졌다. 지난해 말까지 약 2년간 서울의 전세가율이 70%를 웃돌면서 노원·성북구 등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갭투자가 성행했다. 집값의 30%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어서다. 지난달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는 중랑구(74.1%) 성북구(71.9%) 등 두 곳만 전세가율이 70%를 넘었다.
○ 서울 주택 거래, 급매 위주로 증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다시 늘었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일에 신고 접수된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신고 건수 기준)은 670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만에 지난해 10월 한 달간 거래량(3777건)의 17.7%가 신고됐다. 9월에도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1만245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230건)과 비교하면 51.4% 늘었다.
하지만 조만간 다시 신고가 끊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토교통부 당국자는 “지금도 현장 중개업소의 주택 거래량은 많지 않은 상태”라며 “신고 물량 상당수가 7, 8월 거래 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거래신고는 거래 이후 60일 이내에 하면 된다.
주애진 jaj@donga.com·박재명 기자